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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 - 상공의 감시자들, 그들의 선택!

스위벨 2016. 7. 2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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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인 더 스카이 

(Eye in the sky)

 

/ 개빈 후드 감독

/ 헬렌 미렌, 아론 폴, 앨런 릭먼, 바크하드 압디 출연

 


한 소녀의 목숨 VS 테러 위험 차단

그들이 내린 그날의 선택!

    아이 인 더 스카이 줄거리, 내용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


 

영국, 미국, 케냐 3국은 이슬람 테러 조직의 핵심 인물을 생포하기 위해 작전을 실시한다. 작전은 영국의 파월 대령(헬렌 미렌)의 지휘하에 이루어지고, 요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케냐 나이로비의 한곳에 모인다는 첩보를 입수한 이들은 미국에서 조종하는 드론을 이용해 그들을 감시한다.

 

케냐 현지 요원이 초소형 로봇을 들여보내 그들이 모인 건물 내부를 감시하던 중, 자살폭탄 테러에 이용될 폭탄들과 조끼를 발견하게 된다. 그와 함께 상황은 급박해지고, 테러리스트들은 폭탄 조끼를 챙겨 입으며, 점점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그러자 영국의 장관들은 테러리스트들의 사살하기로 결정하고, 파월 대령은 미사일 발사를 명령한다.

 

미국 공군기지에서 드론을 조종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던 드론 조종사 와츠 중위일병 캐리. 하지만 발사 직전, 미사일 피해 범위 내로 한 꼬마 소녀가 들어온다. 타격 대상 건물의 옆집에 사는 소녀로, 엄마가 구운 빵을 팔기 위해 그 건물의 담장 아래 자리를 잡은 것.

 

파월 대령은 소녀 한 명의 목숨보다는,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더 큰 테러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장 발사를 지시한다. 그러나 발사 실행을 맡은 드론 조종사 와츠 중위는 파월 대령에게 부수적 피해에 대한 재검토를 강하게 요청한다.

그러자 다급해진 파월 대령은 현지 요원을 움직여 꼬마를 그 자리에서 떠나게 하려 시도해 보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가는데…

  

◇◆◇

 

[영화 아이인더스카이 주요 등장인물 : 헬렌미렌, 아론 폴, 앨런 릭맨, 바크하드 압디]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를 보기 전, 포털 사이트의 영화 정보에서 쓱 읽어본 줄거리에 잠시 의아했다. "어? 이게 100여분의 시간을 이끌어 갈 만한 이야기가 되는 거야?" 하는 마음이었다.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작전 현장에 나타난 소녀 하나를 두고, 미사일을 발사하느냐 마느냐, 이것이 영화의 주요 내용의 전부이기 때문.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는 정말이지 숨이 멎는 듯한 긴장감이 이어졌고, 상영 시간 내내 집중력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아이 인 더 스카이는 드론을 이용한 감시, 새나 곤충 모양의 초소형 로봇을 이용한 침투, 식은 땀이 나는 긴장 상황, 그 속에서 각 인물들이 보이는 각각의 다른 입장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영화는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처음 영화는 테러리스트 생포에서 사살 작전으로 변경되며, 미국 국적의 조직원을 사살해도 정치적으로 탈이 없겠냐는 문제로 시간을 끈다. 영국 법무장관은 외무장관에게, 외무장관은 미국에 책임을 미루며 계속된 확인을 요청한다.

 

그리고 드디어 작전이 실행되나 하는 순간, 한 소녀가 현장에 등장하면서 점점 더 복잡해진다. 미사일을 쏘면 소녀가 죽을 것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 테러범들이 건물을 떠나 폭탄테러를 저지르러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물들은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 미사일을 쏘면 죽을 것이 분명한 소녀의 목숨을 '지금' 구하고, 미래의 일어날 지도 모를 불확실한 테러 위험은 감수하겠다고 주장하는 영국의 내무 장관.

◆ 한 점의 갈등도 없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 공격하는 것이 옳다고 강하게 믿는 파월 대령.

◆ 시종일관 냉정한 모습으로 작전 수행을 주장하며, "군인에게 전쟁의 대가를 모른다고 말하지 마라"는 말을 남긴 벤슨 장군.

◆ 지휘관의 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면서까지 소녀를 살리고 싶어했던 미국의 드론 조종사 와츠 중위.


 

그들은 대립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답답한 상황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주장 중 어느 한쪽을 비난할 수 없는 것은, 그만큼 답을 내리기 힘든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대립보다 더 참혹하다고 느낀 건, 외무 장관, 법무 장관, 그리고 총리 등의 정치인들이었다. 자신이 '책임'질 상황은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하는 비겁한 인물들. 책임 있는 결정을 신중하게 내리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어떻게든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자꾸 모호한 말만 내뱉으며 결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미룬다.

 

(스포일러 주의!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 당장 공격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파월 대령은, 정치인들의 결정을 돕기 위해(?), 소녀가 받게 될 예상 피해 수치를 조작하기까지 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진실을 가리는 것이다. 그러자 책상 앞에 앉아 갑론을박하던 정치인들은, 그 낮아진 피해 수치를 명분으로 삼아 공격을 승인한다.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의 마지막, 병원으로 실려간 소녀는 죽음을 맞는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도 모른 채... 결국, 그들이 미사일 발사의 근거이자 명분으로 삼은 '조작된 수치'는 소녀를 지켜주지 못했다.

 

영화가 끝나고도 생각이 이어진다. 정말 그 한 소녀의 목숨이, 앞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80명 목숨보다 더 가볍다고 말할 수 있을까? 소녀를 영역 밖으로 내보내고 난 후라도 테러를 막을 기회가 또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만약, 정말 작전에 실패해 도심 테러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면?

 

그러나 이리저리 생각해 봐도, 도무지 답을 낼 수가 없다. 대신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가 시작하며 스크린에 비췄던 문장 하나가 다시금 떠오른다.

 

"전쟁의 최초 피해자는 진실이다." (- 아이스킬로스)

In war, truth is the first casual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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