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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사시사철 푸른색을 잃지 않는 나무.
겨우내 푸르러서 봄이 온다는 생경함마저 느끼지 않는 존재.
그러나 문득 올려다 본 나무는,
늘 보아온 익숙함 대신 새로움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새봄이 되어 훌쩍 자란 잎 가지의 끝에서는,
그 동안의 묵은 잎과는 분명 다른 색을 발하고 있었다.
그저 자신이 살아온 긴 세월에만 기대지 않고,
사시사철 푸른 그 익숙함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 봄에 소나무는 더 자랐고,
새 잎을 피웠고,
그리하여 머지 않아 다시 단단한 초록이 될, 맑은 연둣빛을 품게 되었다.
나무가 묻는 것 같다.
너는 지금, 자라고 있느냐고.
그간의 세월을 차곡차곡 잘 쌓으며,
그 끝에 여전히 자라는 새 잎을 덧붙이며 살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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