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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미 비포 유 - 삶과 죽음, 그리고 당신. (조조 모예스 지음)

스위벨 2015. 2. 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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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 삶과 죽음, 그리고 당신.

 

/ 조조 모예스 지음

 

 


"죽음 앞에서 사랑이 물었다.

내 곁에서 그냥, 살아주면 안 되나요?"

 

 

    줄거리    


영국의 작은 마을, 스물 여섯의 루이자 클라크는 마을의 카페에서 6년째 웨이트리스로 일하다가 갑자기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직장을 잃게 된다. 


집안 형편 상 조금도 일을 쉴 수 없는 루이자는 '사지마비 환자의 6개월 임시 간병인'이란 자리를 얻게 된다.


그녀가 맡게 된 사람은 '윌 트레이너'란 남자다. M&A업계에서 잘 나가던 사업가이자, 여행과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던 활력 넘치는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출근 길, 사고로 한 순간에 사지마비환자가 되고 말았다.


순수하지만 엉뚱한 여자 루이자와 사고 이후 모든 것에 부정적이고 까칠한 윌. 두 사람은 전혀 섞이지 못하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시간이 쌓여가면서 루이자는 윌이 가진 냉소를 이해하게 되었고, 윌은 루이자의 그 엉뚱함이 조금씩 즐거워졌다.

 

하지만 루이자는 우연히 어마어마한 비밀을 알게 된다. 바로 윌이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더 이상 그를 말리지 못한 가족들도 그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가족들과 윌이 합의한 죽음까지의 남은 시한은 6개월이다.


그런 사실이 너무 끔찍해 사직서를 내고 도망친 루이자는 마음을 돌리고 다시 윌의 곁으로 간다. 남은 6개월 동안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찾게 해서 윌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

 

미 비포 유. 영국 베스트셀러이자, 독일에서는 밀리언셀러로 2013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한 책이다. 스웨덴의 마들렌 공주가 신혼여행에서 읽었다고도 하고, 이제는 영화도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그저 로맨스 소설인가 하고 읽었다. 문장은 쉬웠고 분위기는 가뿐했다. 그런데 그 속에 이토록 마음을 흔드는 이야기가 담겨 있을 줄은 몰랐다.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구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던 윌이었다. 그래서 사고 후 휠체어에 묶인 시간은, 자신의 삶이 아니었다.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는 6개월 후 자신의 삶을 마감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사랑하게 된 여인은 말한다. 내 곁에서, 나와 함께 이렇게 살아가면 안 되겠냐고.

 

마지막 윌의 선택이 야속하기는 하다. 조금 더 루이자를 위해 살아줄 수는 없었던 걸까, 그녀를 위해 조금만 고통을 참아볼 수는 없었던 걸까.

하지만 윌의 선택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그에게, 다른 누가 뭐래도 그 본인이 죽는 것보다 더 비참한 심정으로 이어가는 하루하루라면, 그 누가 그에게 삶을 강요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보다 절대 더 나아지지 못해요. 오히려 점점 악화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죠. 그리고 내 삶은, 지금도 이렇게 축소되었는데, 더 작아질 거예요. 이젠 더는 통증을 느끼고 싶지도 않고, 이 물건에 묶여 있는 것도 싫고, 남한테 의존하는 것도, 두려워하기도 싫습니다. 그러니까 부탁하는 거예요. 당신 말처럼 그런 감정을 느낀다면, 그러면, 해줘요. 나와 함께 있어요. 내가 바라는 끝을 줘요."

  

 

나를 위해 살아달라는 여자의 부탁을 들어주지는 못했지만, 윌은 루이자가 새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루이자는, 그가 가장 원하는 마지막을 맞이하도록 내내 그의 곁에 있었다. 여자는 남자의 선택을 받아들여 주었고, 남자는 자기가 떠나고 없을 여자의 미래를 준비해 두었다.

무엇이 삶과 죽음에 대한 정답인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무엇이 사랑하는 이를 위한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사랑이었다.


그리고 특히 윌이 루이자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에서, 그저 살아가라는 그 담담함이 더 시리게 와 닿았다.

 

당신은 내 심장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내 생각은 너무 자주 하지 말아요. 당신이 감상에 빠져 질질 짜는 건 생각하기 싫어요.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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