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 속의 망상/애니메이션 보기

[애니]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 극장판

스위벨 2014. 2.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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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극장판,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 이시하라 타츠야 감독

 

 

영화가 시작되고, 영화 내용의 반이 지나도록… 스크린을 그저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 내 귓가에는 줄곧 한 가지 노래만이 무한 반복되어 울려 퍼졌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 

 느낌표

 

내가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미리 습득한 정보라면, 영화정보에서 읽은 대략의 줄거리와 TV시리즈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이란 것 정도였다. 그리고 내가 본 그 줄거리에 의하면, 중2병이라는 약간의 허세와 망상을 동반한 사춘기적 증상을 앓고 있는 사춘기 소년 소녀의 로맨스, 가 이 애니메이션의 줄기였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고 바로 얼마 되지 않아, 카드 캡터 체리, 혹은 페어리 테일, 웨딩피치 등등을 능가하는, 초능력(갖고 싶은) 소년 소녀의 대결이 펼쳐졌다. 그리고 대놓고 특별한 힘을 가진 이들이 주인공인 애니보다 훨씬 더 손발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마구 오고 갔다.

 

 

"암염룡의 힘을 받아… 다크 플레임 마스터… "

"피의 맹약에 따라… 영혼과 살과 뼈로…."

 

그러나 이 대사를 내뱉는 주인공들은 아무런 능력도가지지 않은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이, 이 애니메이션이 가진 독특함을 만들어 낸다. 그냥 평범한 일반 고등학생들이, 무언가 거대한 능력이라도 가진 냥 저런 대화를 일상 언어로 줄곧 말하는 것이다.

 

 

이 애니 속에서 말하는 중2병. 이 세계 속에서 자신만은 특별한 존재이고 싶은 청소년기의 욕망일까? 여주인공 릿카는 컬러렌즈를 끼고 자신이 사왕진안을 가졌다 말한다. 한쪽 눈에는 늘상 안대를 끼고 있다. 그런 릿카를 추종하는 데코모리라는 아이와, 자신이 겪어왔던 그같은 중2병의 과거를 부끄러워하는 유타와 니부타니도 있다.

 

그러나 만약 애니메이션 속 인물들의 증상이 중2병이라면, 중2병은 과대망상과 더불어 정신분열증, 그리고 다중인격이 함께 출몰하는 온갖 정신병의 집합체인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내 가까이에 저런 아이가 있다면, 나는 당장이라도 전화기를 들어 정신과 상담을 예약하겠다.

 

내가 이런 애니메이션을 순수하게 보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걸까? 상당히 농도 짙은 황당함과 과장됨, 그리고 약간의 병맛(?)이 이 애니메이션의 매력이라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어쨌든 나는 스크린 앞에서 상당히 당황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극장판은 TV애니메이션을 압축해 놓은 느낌이라서, 중간중간 TV애니의 화면으로 추측되는 화면들이 별다른 설명도 없이 빠르게 장면전환되며 후루룩 넘어가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바다에는 왜 가는지, 수영장 청소는 왜 하는지, 주인공 릿카는 왜 갑자기 우울 모드로 빠지고, 유타와 릿카는 그 밤중에 어딜 가려고 나서는지 등등… 도무지 인물들의 감정선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이 애니메이션이 TV시리즈로는 굉장히 인기를 끌었다고 알고 있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 릿카는 무척이나 독특하고, 다른 곳에서 쉽사리 볼 수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임에는 분명하다. 

 

만약 내가 TV시리즈로 이런 인물들과 내용의 흐름에 미리 익숙해져 있었다면, 극장판을 보는 눈도 상당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애니의 TV시리즈를 상당히 좋아하는 데는, 내가 극장판에서 발견하지 못한 다른 매력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TV시리즈를 통해 미리 어느 정도의 기초 지식을 쌓고 가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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