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 나가이 아키라 감독
/ 사토 타케루, 미야자키 아오이 출연
/ 가와무라 겐키 소설 원작
"내가 죽으면 울어 줄 사람이 있을까?
아니면 역시 세상은 평소와 같은 아침을 맞을까?"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포스터]
◆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줄거리, 내용
나(사토 타케루)는 나이 서른의 우편배달부다. 바로 오늘, 병원에서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수술도 할 수 없고, 언제든지 중태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나와 똑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않아있다. 자신을 '악마'라고 불러도 좋다는 그는 내게 이런 제안을 한다.
"너는 내일 죽는다. 그러나 세상에서 무언가를 하나 없애면, 하루를 더 살 수 있다."
세상에서 처음으로 사라진 것은 '전화'였다. 그런 물건쯤 세상에 없어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지 않을까, 하며 오히려 나는 안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전화가 없어지니, 잘못 걸린 전화 덕분에 만날 수 있었던 전 여자친구와의 시간이 사라졌다. 그녀(미야자키 아오이)는 이제 나를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둘째 날, 영화가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영화 덕분에 긴 시간 우정을 이어온 친구와의 관계가 사라졌다. 친구는 영화DVD대여점 대신 서점에서 일하고, 그에게는 내가 그저 한 명의 손님이 되었다.
그리고 세 번째 날, 세상에서 시계가 사라졌다. 아버지가 평생 지켜온 시계 수리점도 그렇게 사라졌다.
그리고 그는 이제 세상에서 '고양이'를 없애겠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내가 키우는 고양이를 안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친구가 되어주었던 고양이, 죽음을 앞둔 엄마의 기쁨과 위로가 되어 주었던 고양이, 엄마가 떠난 후 내 곁을 지켜준 고양이… 이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스틸컷]
주인공은 젊은 나이에 마주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내가 사라져도 이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계속 돌아갈 테지. 내가 죽으면 누군가 울어줄 사람이 있을까? 이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는 아무런 의미조차 가지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 사토 타케루]
그런데 세상에서 무언가 하나씩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내 목숨보다 소중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 것들. 그러나 그것들이 하나씩 사라짐에 따라, 내 생의 중요한 부분들이 함께 사라져간다. 그리고 작은 것이라 생각한 것들이, 참으로 소중한 것들이었음을,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었고, 소중한 관계를 만들어 준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포스터]
그리고 그것은 곧 처음에 죽음을 앞둔 주인공이 던졌던 물음에도 가 닿는다.
"세상에서 내가 사라진다면 누군가 슬퍼해 줄까요? 당신은 슬퍼해 줄 건가요?"
그에 대해 영화는 이런 답을 준다.
"전화 하나도, 먹고 사는 데 지장 없을 것 같았던 영화도, 시계도, 고양이도… 그 각각의 존재는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었어. 그것들 하나하나가 소중하지. 하물며 너란 존재가 이 세상에서 중요하지 않을 리 없잖아. 너도 그런 소중한 존재야."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이 영화를 보고 한동안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낀다. 별로 특별할 것도 화려할 것도 없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깊숙이 와 닿는, 그런 격려를 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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