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만화책

[어른을 위한 만화책]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 마스다 미리

스위벨 2014. 6. 1.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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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서]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 마스다 미리 지음

 



    줄거리, 내용    

 

일곱 살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 '미나코'. 그녀는 병원에 입원한 친정 어머니 때문에 딸인 '리나'를 시누인 '다에코'에게 맡기곤 한다. 어린 '리나'는 전업주부인 엄마와 미혼 직장인인 고모 사이를 오가면서, 그녀들이 하는 이야기를 어린 아이의 시각에서 듣고, 바라본다.


 미나코는 평범한 남편과 예쁜 딸을 가진, 안정된 주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엄마로서, 아내로서의삶을 살면서 그녀는 점점 자신이 희미해져 간다고 느낀다. 


다에코는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 미혼 여성이다. 혼자 자신의 삶을 오롯이 꾸려나가야 하기에 열심히 전투적으로 일해야 하며, 때문에 늘 미래가 불안정하다고 느낀다.


미나코는 자신의 일을 가지고 열심히 꾸려나가는 다에코가 부럽고, 다에코는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는 미나코가 부럽다. 주부인 미나코는 '존재감'이란 걸 얻고 싶어 하고, 직장인 다에코는 '보장, 혹은 안정감'을 얻고 싶어 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부러워하고 걱정하지만, 사실 자신의 마음조차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구태여 말하자면 현재의 생활이 싫은 건 아니니까. 그렇다면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이 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7살인 리나다. 주부로서의 고민을 안고 있는 엄마와, 미혼녀로서의 고민을 안고 있는 고모 사이를 오가며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눈으로 그녀들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그런 리나가 처음 하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어른이 되면 뭐가 되고 싶었어?"

 

평범함, 특별할 것 없는 생활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가정 속에서 점점 자신의 존재를 잃어 가는 것 같은 엄마 미나코에게, 꿈은 이미 잊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건 직장 생활을 하는 다에코도 마찬가지다. 직장에 다니며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게 꿈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점점 어른이 되면서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 할 것'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점점, 내가 진정 원하는 것 조차도 명확하게 말할 수 없게 되어간다.

  


 

그래도 괜찮아

 

주부인 미나코와 미혼 직장인 다에코는 그렇게 전혀 다른 것을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결국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 삶에서 이루지 못한 어떤 것들, 혹은 다른 것을 가지기 위해 포기해야 했던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데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건, 바로 일곱 살 '리나'다.

 

엄마는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라고 말하지만, 그럼, 엄마는 지금 뭐지? '투명인간'? 엄마는 여기 확실하게 있는데도 이상한 말을 한다. 엄마는 이미 '있다'. 그것은 무척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리나는 '주인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주'자가 들어가는 단어를 찾는 숙제를 하게 된 리나는, 엄마에게 '주인공'이라고 썼다고 말해준다.

 

주인공. 엄마는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엄마'가 되었고, 그 '엄마'가 주인공인 삶을 살고 있다. 고모도 꿈을 이루지 못했고, 미래는 불안하지만, 그녀가 주인공인 그녀의 삶을 살고 있다. '나'로서 존재하는 시간, 그 안의 '주인공'

  

      

◇◆◇

 

마치 나의 이야기 같고, 내가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을 대신 말해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작가, '미스다 마리'의 만화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책 속의 인물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책 속 주인공들이 하는 고민은, 나의 고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이 온전한 답을 줄 수는 없다. 그 해답마저 각자의 몫이 있고, 각자 나름의 답이 있는 걸 테니 말이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읽는 동안, 얼마간의 친숙한 다독임이 느껴진다. 그래, 괜찮아. 누구나 다 고민하는 거야, 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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