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 작은 행복이 채우는 그득한 삶
/ 마스다 미리 지음
'여자 공감 만화'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작가, '마스다 미리'의 책이다. 마스다 미리의 책은 마치 내 이야기처럼, 혹은 친구의 이야기처럼 사소하지만 내 마음을 꼭 집어 알아주는 내용으로, 이러한 별칭을 얻었다.
그런 만큼 마스다 미리의 책에는 여자가 주인공인 책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은 한 쌍의 부부가 주인공이다. 책은 1, 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는 부인 치에코 씨와 구두 수선 가게를 운영하는 남편 사쿠짱, 결혼 11년 차의 이 부부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을 그려냈다.
책 속에서는 두 사람의 일상이 펼쳐진다. 그런데 정말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간다. 두 부부가 같이 장을 보고,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간혹 말다툼도 하는, 그런 지극히 평범한 일상들. 그러한 일상이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가 되는 것은, 그들이 그 일상 속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치에코와 사쿠짱은 아주 작은 것에서도 감사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고, 또 소소한 일들 속에서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지를 알아챌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치에코 씨의 행복은 소소하지만, 그 소소함이 모여 일구어 내는 삶에 대한 기쁨은 결코 소소하지 않다.
"쇼핑 카트 안에는 두 사람의 생활이 들어 있습니다. 소중한 것을 담아 옮기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 치에코 씨는 행복해집니다."
"군만두를 찍어 먹을 소스를 만들면서 치에코 씨는 행복해졌습니다. 식초와 고추기름을 많이 넣는 사쿠짱. 사쿠짱의 입맛에 맞는 소스의 배합 분량을 알고 있는 것은 세상에서 사쿠짱과 나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다 보니 스르륵 느껴졌다. 그런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사는 치에코와 사쿠짱이 얼마나 가득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말이다. 그리고 이어 깨닫는다. 그들이 그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삶의 조건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만 다른 것은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그 순간들의 행복을 얼마나 순수하고 기쁘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그러자 조금 더 눈을 부드럽게 뜨고, 일상을 조금 편안하게 바라보고 싶어졌다. 큰 행복을 찾느라 자주 잊고 있었던, 순간의 작은 행복을 맛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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