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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 2

벚꽃, 봄날은 간다.

혼자 여행을 할 때, 나는 그 즈음에 마음에 든 노래 한 곡을 듣고 또 들으며 천천히 걷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제주도의 어느 골목길을 생각하면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이 저절로 흘러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들고, 속초의 한적한 겨울 바다를 생각하면 "내일을 묻는다"가 함께 재생된다. 그렇게 한 곳의 장소, 한 때의 시간은, 한 곡의 음악과 함께 각인된다. 이번 봄, 벚꽃과 함께 걸은 음악은 "봄날은 간다". 봄꽃과 함께 듣는 그 음악은, 왠지 환하면서도 약간 슬프고, 그리우면서 가슴 뻐끈하기도 한.. 묘한 기분이 든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라일락이 건네는 보랏빛 봄 인사

[라일락] - 학명 : Syringa vulgaris - 다른 이름 : 양정향나무, 큰꽃정향나무, 마당 한 켠에 심어진 라일락 나무에서 꽃이 피어났다. 마당에 들어서면 꽃의 생김새보다는 향기가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한다. 은은하고 달큰한 보랏빛 내음. 봄이 찾아왔음을 느끼게 하는 건 여러 가지지만, 나의 경우에 본격적인 봄을 느끼게 되는 건, 향기로운 내음이 시작될 즈음이다. 우리 집 마당 한 켠에 심어진 라일락 나무 한 그루. 봄이면 개나리와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경쟁하듯 피어난다. 봄을 제외한 3계절 동안 나는 거의 이 아이의 존재를 잊고 사는데, 그래도 라일락은 매년 봄이면 찾아와 어김없이 황홀한 인사를 건네준다. 은은한 보라색 꽃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도 예쁘지만, 내가 라일락을 가장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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