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나란히 앉아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엄마가 틀어놓은 드라마는 '천상의 약속'. 배우 이유리가 연기하는 쌍둥이 중 한 명이 죽음의 위기에 처하는, 아주 중요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리가 뚝 하고 끊겼다. 오호라, 이런 것이 바로 방송사고겠거니, 했다. 방송 사고를 목격하다니, 흥미진진하군! 몇 초만 있으면 다시 소리가 나올 거라 기대하고 TV화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여전히 고요하다.뒤늦게 다른 채널로 돌려보니 모든 채널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 TV를 껐다 켜고, 셋탑박스를 껐다 켜고, 아예 연결 선을 뺐다 꽂고... 내가 부산스레 별 시도를 다 해보는 와중에도, TV는 의연하게 묵언수행을 이어간다. 사용하고 있는 있는 인터넷 TV회사에 전화를 걸어 증상을 말하고, 기사님의 방문 약속을 잡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