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서, 실화] 1리터의 눈물
:눈꽃처럼 살다 간 소녀, 아야의 일기
/ 키토 아야 지음
간혹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주문할 때가 있다. 이 책 '1리터의 눈물'도 다른 책을 구매할 때 함께 사 두었던 책이다.
그런데 함께 구입한 다른 책들을 다 읽고도, '1리터의 눈물'은 꽤 오래 내 방의 책장에 꽂혀만 있었다. 왠지 책 '1리터의 눈물'을 향해 가볍게 손이 뻗어지지 않았다.
'1리터의 눈물' 책 표지영화 '1리터의 눈물' 포스터
1리터의 눈물은 책을 원작으로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정보를 통해 대략적인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다. 1리터의 눈물은 만들어진 가공의 이야기 아니라 실화다. 책 '1리터의 눈물'은 키토 아야라는 실제 인물이 직접 써 내려간 일기다.
책 '1리터의 눈물'과 저자 '키토 아야'
1리터의 눈물의 저자인 키토 아야는 일본의 아이치현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3학년 때 갑자기 살이 빠지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는 등 몸의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병원의 진단 결과는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불치병. 차츰 걷는 것도 힘들어지고 할 수 없는 일이 늘어갔지만 매일 일기를 쓰며 힘든 투병 생활을 버텼다. 하지만 후에는 일기를 쓰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음식을 삼키는 것마저도 힘들어져 갔다.
아야의 투병생활과 희망이 담긴 일기는 책 '1리터의 눈물'로 출간되어 많은 독자를 감동시켰다. 병이 진행되어 쓴 판독하기 어려운 문장은 어머니가 원고지에 받아쓰는 등의 과정을 거쳐 책으로 출판되었다. 그러나 아야는 출간 2년 후인 1988년, 25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아야의 일기는 드라마와 영화 '1리터의 눈물'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책 1리터의 눈물이 담고 있는, 누군가 실제 병마와 싸우며 적어 내려간 그 기록의 무게가 막연히 두려웠다. 그러다 어느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책장 앞을 서성이다 이 책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침대에 기대어 앉아 읽기 시작했다.
"살고 싶다.
움직일 수도 없고, 돈을 벌 수도 없고,
남에게 도움을 줄 수도 없지만.
그래도 살고 싶다.
이해해 주세요."
(책 1리터의 눈물 中)
감정에 너무 빠지지 말고 보자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그래서 되려 상당히 무심하고 덤덤하게 읽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 1리터의 눈물 속에서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눈물이 와락 흘렀다. "그래도 살고 싶다. 이해해 주세요…"
'키토 아야'는 몇 년간의 괴로운 투병생활에도 끊임없이 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녀는 살기 위해 참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삶에 대한 희망이 그저 자신의 욕심일까 두려웠고, 그리하여 주변의 다른 이들이 이해해 주길 바랐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삶을 놓지 않고 싶어서…
하지만 책 1리터의 눈물 에는 슬픈 눈물만 그렁그렁 차올라 있지는 않다. 고통 속에서도 소중했던 삶을 지키고, 가족과 함께하고 싶었던 소녀 아야는, 1리터나 되는 그 눈물 속에서도 환하게 웃는 느낌이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순간, 저자가 잘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일기장에 적어 놓은 것은 감사의 마음, '고맙습니다'였다. 병에 걸린 한 소녀의 이야기가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건, 바로 그 눈물 밑에 비치는 미소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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