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문학, 소설, 기타

[소설] 4teen (포틴) – “열네 살은 하늘이라도 날 수 있어”

스위벨 2014. 9. 1. 21:23
반응형

[책, 성장소설] 4teen (포틴)

“열네 살은 하늘이라도 날 수 있어”



/ 이시다 이라 지음

 


14살의 네 명의 소년들. 그들은 더 없이 친한 친구들이다. 이 책의 화자이자 관찰자인 데츠로, 영민하고 똑똑한 , 덩치 큰 다이, 조로증에 걸린 나오토

저마다 생김새도 성향도 모두 다른 아이들이다. 또한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아이들이기도 하다.

  

4명의 소년들은 하루하루를 함께 보내며, 일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일들을 함께 겪는다. 그런데 그 일들은 결코 범상치 않다. 


조로증에 걸린 나오토의 생일날에 여자를 선물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가 하면, 거식증에 걸린 여자친구를 만들기도 하고, 채팅 사이트를 통해 유부녀를 만나기도 한다. 갑자기 반 아이들 앞에서 커밍아웃을 한 친구를 감싸기도 하고, 부모님께는 거짓말하고 신주쿠에서 유흥을 즐기기도 한다.


 

어른들이 보면 기절초풍할 일들을 벌이는, 참으로 발칙한 14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스르르 소년들의 마법에 걸리고 만다.


그들의 행동만 보면 문제아 취급 받아 이상할 게 없지만, 그들은 결코 문제아가 아니다. 오히려 올곧고 바르다. 친구를 믿는 의리가 있고, 약한 자를 모른 척 하지 않는 인간성도 있고, 그릇된 것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용기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피해를 주는 '진짜 나쁜 짓'은 하지 않는 판단력도 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벌이는 다소 황당하고도 유쾌한 일탈은 스르르 눈 감아 주고 싶어진다. 그 이면에 보이는 소년들의 그 맑은 생동감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오기에 말이다.

  

 

정말이지 기분 좋게, 사뿐사뿐 걷는 것처럼 읽어나갔다. 그들의 그 거리낌 없는 젊음과 푸르름에 나조차 짙게 물드는 느낌이었다.

 

(물론 책 속의 인물들이기는 하지만) 이 아이들도 언젠가는 자라 어른이 되어갈 것이다. 그리고 물론 변해가겠지. 이 시대의 숱한, 14살을 잃어버린 어른들처럼 말이다. 그래도 그들 말마따나, 그 시절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아름답고, 눈부시고, 함께 자전거 페달을 밟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그 시절과, 그 시절의 친구들.


그리고 오늘 밤엔, 나도 나의 그 시절을 떠올려 봐야겠다. 그 시절의 친구들, 꿈, 그때 가득 품었던 희망들을.

  


"난 변한다는 게 무서워. 다들 조금씩 변하다가, 어느 순간 오늘 여기서 우리가 느꼈던 이 기분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거. 우리 모두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될 거야 세상에 나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이런 시절을 무시해 버릴지도 몰라. 그렇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금의 마음을 되새겨야 해.

지금부터 몇 년이 지나,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으면 오늘을 생각하자. 그때 정말 괜찮은 네 놈이 모여있었다고. 인생의 최고 좋은 시절에는 자신도 그 그룹에 속했을 정도로 좋았다고. 지금의 이 나약함과 불안을 잊지 말도록 하자."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 청소년, 그 위태로운 세상의 균열

[소설] 침묵의 거리에서 - 오쿠다 히데오 : 침묵 속에 묻힌 학교폭력의 진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