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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엔딩 프로젝트 - 당신은 나의, 나는 당신의.

스위벨 2014. 4. 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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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영화] 해피 엔딩 프로젝트 (Still Mine) 

: 당신은 나의, 나는 당신의.

 

/ 마이클 맥고완 감독

/ 제임스 크롬웰, 쥬느비에브 뷰졸드 출연

 

 

 

    줄거리    

 

크레이그 모리슨, 89세의 그에게는 60년 넘게 함께 한 아내, 아이린이 있다. 그녀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천진하게 웃는 법을 아는 여인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병이 찾아온다. 가스렌지에 올려놓은 냄비를 깜박하고, 문득문득 다른 세상으로 빠지는 듯 멍해지며, 자신이 방금 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아이린은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렸다.

 

 

크레이그는 이제껏 살던 집이 아이린에게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집은 계단이 있고, 관리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가진 땅 중, 전망이 좋은 곳을 골라 작은 집을 짓기 시작한다. 크레이그는 큰 배를 만드는 장인이었던 아버지로부터 손수 집 짓는 법을 배웠고, 그렇게 지은 집에서 평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크레이그의 집 짓기는 곧 문제가 된다. 크레이그에게 시청 건축과는 쉽사리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결국 세금을 내고, 손자의 도움을 받아 계획과 도면을 제출한 후에야 겨우 허가를 받았는데, 그 후에는 또 다른 문제가 이어진다. 크레이그가 직접 손질한 자재와, 자격증이 없는 크레이그가 직접 짓는 작업 방식을 관청은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크레이그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여러 증명을 제출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소용이 없다. 결국 작업 중지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그러는 중에도 아이린의 증상은 점점 더 심해져 가고, 급기야 그녀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다. 아이린은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지낸다. 그리고 크레이그의 마음은 점점 더 조급해진다. 아내가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 새 집의 공사를 마쳐야만 안전한 집으로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건축과의 경고를 어기고 공사를 강행하던 크레이그는 구속될 위기에 처하고, 결국 법정에 서게 된다.

 

 

당신은 나의, 나는 당신의.

 

영화는 캐나다 노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원제는 Still Mine인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여전히 나의 사람', 정도일까? 그리고 이 제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영화 속에 등장한다.

 

자꾸만 기억을 잃는 아이린. 잠시 다른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금 자신의 존재를 찾을 때면, 아이린은 사라진 기억이 두려워진다.

한밤 중, 잠들지 못하던 노부부는 대화를 나누고, 아이린은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한다. "만약 내가 모든 기억을 잃으면 어떡하죠?" 그러자 남편 크레이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You'll be still be my Irene." (이는 영화 자막에서 "그래도 당신은 영원한 나의 아내야."로 번역되었다.)

 

 

그리하여 크레이그는 자식들에게도 도움 청하지 않고, 요양원에도 보내지 않고, 평생 둘이 함께 살아왔듯이, 그렇게 사는 삶을 이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자식들마저 그런 크레이그의 과한 책임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결국 알게 된다. 크레이그가 아픈 부인을 혼자 맡겠다는 건, 남편으로서의 짊어진 책임감이 아니었다.

당신과 내가 함께 있기만 하다면, 삶에 주어진 다른 것들은 그저 모두가 보너스라는, 황혼 녘의 노부부. 크레이그에게 아이린은 책임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삶 자체였던 것이다. 자신의 삶이 계속되는는 한 영원히 함께해야 할 동반자,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는, 평생의 사랑.

 

 

(주의!!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생이 있는 한, 계속 되는 프로젝트

 

 

결국 크레이그는 집을 지어냈다. 그 속에는 자녀들의 도움과, 오랜 기간 함께한 변호사의 도움과, 밉상스런 말로 속을 북북 긁어대던 친구의 도움이 있었다. 그리고 그 집에서 아이린과 크레이그는 함께 삶을 이어간다.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는 창을 앞에 두고 함께 기대어, 아픈 아이린이 같은 말을 또 물어봐도, 대답을 계속 해 주면서.

 

이제 집 짓기는 끝났다. 그러나 그것이 해피엔딩이 될 수는 없다. 그들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그렇다면 해피엔딩을 위한 프로젝트 또한 계속되어야 하니까. 그래서 크레이그는 그 시간이 주어진 한, 또 다른 일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말한다. 삶이 허락하는 동안, 그들은 그렇게 함께 노력하고, 일하고, 웃을 것이다.

 

 

◇◆◇

 

단순히 보자면 집 짓기가 대부분인, 별 것 아닌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는 그 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 노년의 생활과, 그 사랑과, 결국 우리네 삶에 대하여.

그리고 영화는 실화라서, 그 소박함 속에는 더한 감동과 설득력이 깃들어 있다. 단지 꾸며낸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 없는, 누군가가 직접 일구어 온 삶이기에 말이다. 영화 속 그들은 참으로 부러운 동반자를 가졌다. 그리고 그 굳건한 믿음을 만들기까지, 서로가 최선을 다해 다져 왔을 그 세월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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