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추천] 신의 물방울
/ 아기 타다시 글
/ 오키모토 슈 그림
나는 술을 전혀 못 마신다. 게다가 내가 술을 못 먹는다는 건 단지 좋고 싫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 그래서 잘 마시려는 노력도 부질없는 짓이라 여기고 포기하며 산다.
그래서 만화책 신의 물방울이 몇 해 전, 한창 유명세를 떨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을 때도 별 관심이 없었다. 신의 물방울을 단지 ‘와인’에 관한 만화책이라고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연히 주워들은 느낌만으로는 와인에 대한 정보를 켜켜이 쌓고 있는 일종의 정보 만화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먹지도 못하는 와인, 잘 알아서 무엇하랴 싶은 마음이 컸다.
[만화책 신의 물방울 단행본 표지]
그런데 얼마 전 아주 우연히 만화책 '신의 물방울'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정말 우연히, 내가 아주 잉여롭던 시간에, 마침 거기에 이 만화책 ‘신의 물방울’이 놓여있었다. 다른 책도 있었으면 자연히 그 다른 책을 집어 들었을 터인데, 이 신의 물방울 전집만이 한쪽 벽면에 주르륵 꽂혀 있었다.
선택권도 없이 신의 물방울 1권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요 녀석 재미있다! 잘 모르는 와인이야기지만, 참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주인공 또한 천재적인 감각으로 와인을 알 뿐이지, 지식은 전혀 없는 초보의 경지인지라, 동질감 느끼며 기초부터 함께 알아가는 기분.
◆ 신의 물방울 줄거리, 내용
칸지키 시즈쿠는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칸자키 유타카의 아들이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에 대한 반발감으로, 와인을 멀리하고 평범한 맥주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런데 아버지는 유언으로 칸자키 시즈쿠에게 어떤 과제를 남겼다. 지금부터 1년 후까지, 자신이 설명해놓은 글을 토대로 자신이 고른 12병의 위대한 와인인 12사도와, 그들을 아우르는 ‘신의 물방울’이란 와인이 어떤 것인지 찾아내라는 것. 그리고 그 자격은 친아들 칸자키 시즈쿠뿐만 아니라 일주일 전 양자가 된 ‘토미네 잇세’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다. 두 사람 중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은 사람에게 아버지는 자신의 모든 와인 컬렉션과 재산을 상속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와인과는 멀리 살아온 칸자키 시즈쿠와 달리, 경쟁 상대인 ‘토미네 잇세’는 한창 주목 받는 유명 소믈리에다. 그러나 칸자키 시즈쿠는 아버지의 뜻을 알기 위해 아버지가 요구한 대결에서 물러서지 않기로 결심하고, 우연히 알게 된 수습 소믈리에 ‘미야비’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와인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
[만화책 신의 물방울 주요 등장인물 – 칸자키 시즈쿠, 미야비, 토미네 잇세]
만화책을 보다 보면, 등장하는 와인의 향이라도 맡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 많았다. 책 속에는 비싼 최고급 와인부터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와인까지 등장한다. 그래서 술만 마실 줄 안다면 만화책을 읽으며 함께 와인 한잔 하고 싶은 충동이 몹시도 일었을 것 같다.
또한 인물들이 와인을 마시고 내어놓은 감상은 실로 시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의 향연! (과장된 표현법으로 유명한 만화책 ‘미스터 초밥왕’에서 보여주는 ‘혀 위에서 참치가 헤엄치고 있어!’ 정도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이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도 하는 만화책으로 알고 있는데, 다행히 나는 괜찮게 보고 있다. (물론 아주 가끔은 ‘이건 좀 너무 가지 않았나’ 싶을 때도 꽤 자주 있는 건 사실. ㅎㅎㅎ)
[신의 물방울 표지 이미지]
거기에 만화책 ‘신의 물방울’은 ‘와인’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드라마적인 요소가 굉장히 풍부하게 녹아 있다. 아버지가 남긴 비밀을 풀어야 하는 미스터리 요소와, 그를 위한 경쟁상대와의 승부, 그 과정을 통한 주인공의 성장 또한 흥미진진! 거기다 모두 다 알지만 주인공만 모르는 출생의 비밀까지… (그래서 만화책 속에서는 한 인물의 입을 빌어 아버지 칸자키 유타카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 죄 많은 남자!”)
‘신의 물방울’은 무려 44권까지 존재하는 방대한 분량의 만화책이다. 44권을 마지막으로 완결되었다. 일본에서는 만화책 신의 물방울을 토대로 동명의 드라마까지 제작되었다.
엄청난 분량이라 내 진도는 이제 3분의 2정도를 넘긴 상태.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보고 있는데, 그래도 아직 볼 게 꽤 남아 있다는 게 좋기도 하면서, 얼른 결말을 알고 싶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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