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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오베라는 남자 - 우주 최강의 까칠남이 온다! (프레드릭 배크만)

스위벨 2015. 12. 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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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 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

 

/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줄거리, 내용    


오베는 40년을 일한 직장에서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쫓겨난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심지어 아내의 장례식 다음날도 변함없이 출근을 해서 일했던 회사였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했던 아내는 죽었고, 오베는 나이 들었으며, 이제는 직장마저 잃었다. 그래서 그는 결심한다.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고리를 천장에 박고, 그 고리에 밧줄을 걸어 자살하기로!

 

그런데 오베가 천장에 고리를 박으려 할 때, 오베의 집 앞에서 소란이 벌어진다. 건너편 집으로 이사온 얼간이가, 운전이 금지된 거주지역에서 운전을 하는 것도 모자라, 트레일러 운전도 제대로 못해 오베의 집 담벼락에 처박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오베는 그 얼간이의 차를 빼주느라 그날은 자살을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오베는 계획에 실패한다. 건너편에 이사온 그 얼간이 가족 - 패트릭과, 그의 딸인 두 명의 꼬맹이, 그리고 부인이라는 (심지어 그 뱃속에 또 하나가 들어 있단다!) 파르바네 - 가 매일매일 방해하기 때문이다.

 

평생을 자신의 법칙대로 각 맞춰 살아온 오베의 삶에, 엉뚱하고 유쾌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

  

 

이 소설은 소재가 색다르다고는 할 수 없다. 누군가 자살을 마음먹지만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로 자살을 연기하게 되면서 결국 삶에 대해 다시금 의지를 갖게 되는, 책이나 영화로 한번쯤 봤을법한 이야기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분명히 특별하다.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오베'라는 남자, 그의 캐릭터다.

  

 

오베라는 남자! 자동차는 사브만을 몰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 BMW를 모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남자, 자신이 반대한 일이라도 일단 규칙으로 정해지면 눈에 불을 켜고 지키는 남자,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양의 커피를 내려 마시고 마을을 점검하러 나서는 남자, 자기 손으로 고리 하나 제대로 박지 못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얼간이라 생각하는 남자...

 

오베라는 이름을 가진 이 독특한 노년의 남성 캐릭터는, 책 속에서 활기차게 살아 움직이며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들어 낸다. 그리고 단지 오베뿐만 아니라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인물들이 모여 빚어내는 이야기들은, 생생하고, 통통 튀고, 그러면서 내내 웃음이 난다.

  

 

처음에 책장을 넘겨 오베를 만났을 때, 뭐 이런 답답한 할아버지가 있나 싶었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오베의 부인 소냐가 왜 평생 오베라는 남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말이다.


오베는 참 갑갑하고 고집불통이지만, 정말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부인 소냐를, 자신의 집을, 자신의 직장을 평생에 걸쳐 지켰다. 하지만 소냐가 떠나고 직장을 잃으면서, 오베는 지켜야 할 것들을 잃었다. 그래서 그는 아내를 따라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러나 정말, 별일이다 싶게 세상 모든 것들이 오베의 자살을 방해하고 든다. 드디어 밧줄을 매나 싶었더니 밧줄이 뚝 끊어지고(요새 얼간이들은 밧줄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든다!), 오베의 눈앞에서 사람들이 규칙을 어기고(그럴 땐 어서 가서 큰 소리치며 바로잡아야 한다!), 옆집에 이사온 시끄러운 여자 파르바네는 이런저런 일들로 오베를 가만두지 않고, 거기에 그 집의 성가신 꼬맹이와 길 고양이까지 가세한다.

 

그리고 그렇게 지지고 볶는 하루하루를 이어나가면서, 오베에게는 다시금 지켜야 할 것이 생기고 만다. 그것은 곧 오베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음을 뜻한다.


 

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의 한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하던 소설이란다. 이 책으로 그는 전세계적인 스타 작가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은 아주 긴 시간 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었다. 또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오베라는 남자』는 영화로도 개봉할 예정이라고.

  

 

책은 내내 웃음이 가득하다. 몇 번은 아주 배꼽 빠지게 웃었다. 세상 누구보다 더 없이 심각하고 까칠한 남자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이지만, 책 속의 위트 넘치는 글들을 있노라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오베라는 인물이 가진 가진 시니컬함이 오히려 더 큰 유머로 승화되고 있달까.

그와 더불어 오베라는 캐릭터가 가진 특징은 감동을 배가시키기도 한다. 참 거칠고 투박한 인물이지만, 그 까칠함 속에 사실은 사람에 대한 선의가 담겨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포근한 눈으로 인간을 볼 줄 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오베라는 인물이 전하는 감동은 극대화 된다.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고, 짐짓 능청스럽기까지 한 오베라는 남자가 담긴 이 책을, 나는 내 마음속 책 목록의 꽤나 윗자리에 올려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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