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아빠라는 남자
(オト-さんという男)
/ 마스다 미리 지음
다가가면 갈수록 어려운 그 남자,
아빠라는 남자
"아빠는 단순한 듯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딸에게 허물없이 대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엄마를 통해 전달하는 아빠, 자식들에게 관심 받고 싶은 마음을 늘 에둘러 표현하는 아빠, 애정 표현을 이상한 방식으로 해서 오해를 사기도 하는 아빠.
아빠는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책은 마스다 미리의 담백한 에세이와 소소한 재미가 있는 만화가 함께 어우러진다. 에세이 한 두 페이지와 그와 이어지는 내용의 만화 두 페이지 정도가 한 꼭지를 이룬다. 나는 마스다 미리의 꾸밈없는 글과 소소한 유머가 있는 만화 모두 좋아하기에, 이렇게 둘을 함께 볼 수 있는 책이 좋다.
프로야구에 열광하는 남자,
때로는 한없이 성가신 남자,
리모컨을 손에서 절대 놓지 않는 남자.
한평생 묵묵히 나의 그늘이 되어준 그 남자...
나의 아빠, 그리고 당신의 아빠에 대한
솔직담백하고 유쾌한 일상 이야기
아빠, 왠지 엄마보다는 조금 멀고, 그렇다고 가깝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덜 살가운 존재랄까. 멀다고 말하기는 뭐한 소중한 가족이지만, 그렇다고 속마음을 터놓고 애틋하게 대하기는 어려운.
더군다나 딸과 아빠의 관계는 조금 더 미묘해진다. 딸이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서먹해지고, 그 후에는 그것이 그냥 고착되는 형태가 되고 마는 경우가 많다.
매일 바쁘고 한없이 무뚝뚝하지만
언제나 한 걸음 뒤에서 딸의 안녕을 지켜보는 그 사람,
아빠라는 남자는 내 인생 가장 든든한 울타리였다.
여기서는 그렇게 딸이 바라보는 아빠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 '마스다 미리'가 말하는 자신의 아빠이야기인 것이다. 그래서 책 속에는 보편적인 아빠들에 대한 모습도 있지만, 마스다 미리의 아빠만이 가진 특별한 특성과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도 꽤 있다.
마스다 미리는 69년 생으로, 지금은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나이가 되었다. 그런 그녀가 말하는 아빠인지라 요즘의 아빠와는 조금 다른 모습의 아빠도 보인다. 어느 정도 옛날 아빠의 모습이 섞여 있다. 상당히 완고하고, 권위적이고, 마음에 안 든다고 신경질을 내거나, 자신의 고집대로 집안일을 처리하려는 아빠의 모습 등이 상당히 도드라져 보인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딸에게 자랑하고 싶어 넌지시 이야기를 던진다든지, 딸이 새로 가는 학교나 직장을 혼자 먼저 가서 확인해 본다든지 하는, 귀엽고 자상한 아빠의 면모도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젊은 시절과 달라진, 은퇴 후 노년을 보내고 있는 나이 든 아버지에 대해서도.
그렇게 마스다 미리는 책 속에서 아빠의 좋은 점과 더불어 싫은 점도 함께 털어놓고 있다. 또 누군가와 이야기하면서 "아빠들이란!"하는 상황이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래도 작가는 아빠를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아빠와의 관계에 대한 믿음이, 이런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있게 만드는 거지 싶기도 하다.
책을 덮고 나에게 아빠는 어떤 존재일까를 생각해본다. 어느 정도 어른으로 나이를 먹게 된 지금이지만, 역시 한마디로 말하기엔 미묘하다. 생각하면 따뜻하지만 간혹 '에효!' 하기도 하고, 마음 속 애정을 표현하기엔 낯간지럽기도 하다. 하하, 그렇다.
[책, 만화] 내 누나 - 남동생과 누나의 남녀 대탐구! (마스다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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