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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노 - 살인 현장에 남겨진 글자, 분노! (요시다 슈이치)

스위벨 2015. 10. 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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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분노

 

/ 요시다 슈이치 지음

 


참혹한 살인 현장에 피로 남겨진 글자 '분노'


그리고 1년 후…

각기 다른 장소에 나타난 의문의 세 남자!

 



   

[요시다 슈이치 소설, 분노 1, 2권]

 

    줄거리, 내용    

 

한 주택에서 그 집에 사는 부부가 처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복도에는 범인인 '야마가미 가즈야'가 피해자의 피로 쓴 '분노'라는 글자가 남아있었다. 잔혹하게 살해했으나 살해동기마저도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도주한 야마가미 가즈야는 잡히지 않는다.

 

그로부터 1년 후, 수사는 교착상태에 빠지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경찰에서는 야마가미 가즈야에 대한 매스컴 보도를 한다. 야마가미 가즈야가 도주 중 성형수술을 했다는 정보를 얻은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들의 제보를 받는다.

 

그런 중에 각각 다른 세 장소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남자가 나타난다. 지바 어촌에서 일하는 마키아이코 부녀 앞에는,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청년 다시로가 나타난다. 그리고 도쿄에 사는 동성애자인 '유마'는 한 사우나에서 '나오토'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마지막으로, 엄마와 오키나와의 외딴섬으로 이사를 가게 된 중학생 이즈미 앞에는 '다나카'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들은 모두 과거를 숨긴 채, 사람들의 삶 속으로 점점 깊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

 

'분노'는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로는 '악인, 파크라이프, 퍼레이드, 일요일들, 사랑에 난폭' 등이 있다.

 

책 속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사건 발생 1년후부터 시작 된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1년 후 각기 떨어진 세 장소에 등장한 의문의 남자들. 그리고 그 장소에 사는 사람들이 그 남자를 만나고, 인간관계를 맺고, 점차 친밀해진다.

그러나 세 곳에 등장한 남자가 한 남자인지, 각기 다른 세 남자인지도 마지막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고, 그 세 남자 중에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혹은 진짜 범인이 있는지조차 확실히 알 수 없다.

  

 

소설의 제목인 '분노'. 그 제목처럼 사건은 누군가가 가진 '분노'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책은 막상 그 분노의 이유를 파악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

왜 그 남자가 부부를 살해했는지, 어째서 타인의 불행을 잔혹하게 즐기는지에 대해서는 끝끝내 드러나지 않는다. 여타의 추리소설에서라면 흔히 어렸을 때의 버림받은 경험, 세상으로부터 멸시당한 삶 등, 범인에 대해 일말의 동정이라도 던질만한 이유를 붙여 주었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건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광기 어린 분노는 그 어떤 이유를 대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말도 안 되는 분노의 이유에 대해서는 알 필요조차 없다."

  


그 대신 소설은 다른 곳으로 시야를 돌린다. 범인의 특징과 어딘가 비슷한, 그리고 과거를 숨기려 하는 세 남자가 나타났을 때, 그 주변 사람들이 보이는 동요와 의심, 그리고 그것에서 비롯한 행동과 그에 따른 파장을 상세히 관찰한다.

  

 

분명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 살인자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속에 서서히 떠오르는 의혹은 그 믿음마저 흔든다. 그리고 책에서는 그 믿음을 흔드는 가장 절대적인 문제를 바로 '나'로 보고 있다. 누군가를 향한 나의 판단을 믿느냐 하는, 나에 대한 생각이 결국 타인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분노'라는 감정에 맞설 수 있는 것으로 책이 찾은 답은, 나를 향한 믿음에서 시작된 누군가에 대한 믿음,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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