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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그리고 괴물만 남았다 (마지막회/ 신은경,문근영)

스위벨 2015. 12. 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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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최종회 

: 그리고 결국 괴물만 남았다


최종화 (마지막회) - 안녕, 엄마

 


/ SBS 수목 드라마

/ 이용석 연출, 도현정 극본

/ 문근영, 장희진, 신은경, 육성재, 온주완 출연



드라마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이 마무리되었다. 김혜진(장희진)의 살인범은 결국, 대광목재 남씨의 부인이었다.

  

 

윤지숙(신은경)은 순간적으로 딸인 김혜진과 과거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한 남씨를 겹쳐 보기 시작했고, 제정신이 아닌 채로 그녀의 목을 졸랐다. 하지만 김혜진이 뱉은 "엄마, 살려줘."란 말에 정신을 차리듯 목 조르던 손을 뗐다.


그러나 그 순간,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목재소 남씨의 부인은 김혜진을 내리쳤다. 윤지숙은 김혜진을 죽이지 않았으나, 모든 것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마음에 살인 은폐 및 시체 유기에 가담했다.

  

 

윤지숙대광목재 부인은 체포되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한소윤(문근영)은 윤지숙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윤지숙(신은경)은 자신이 낳은 김혜진(장희진)을 괴물이라 여겼다. 그러나 김혜진의 마지막 말을 듣고, 자식으로 품어 줄 수는 없어도 최소한 살려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신장이식을 해 주려고 했다.


그러나 혹시라도 김혜진이 자신을 딸로 받아주려는 것으로 착각할까 봐 말하지 않고 있었고, 그 사이 김혜진은 친부를 찾았다. 그러자 김혜진은 그제야 신장을 주겠다 말하는 윤지숙을, 과거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 오해했고, 절망해서 결국 담판을 지으려 대광목재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김혜진을, 윤지숙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이'라고 부르며, 위험한 대광목재에서 데리고 나와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곳은 윤지숙이 기억에서 지울 만큼 끔찍한 곳이었지만,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나와야 했기에 그날 그녀는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만큼은 최소한 엄마였던 것이다.

  

 

하지만 김혜진은 생모인 윤지숙의 마음을 모르고, 단지 치부를 숨기려 하는 것으로 오해한 채 그곳에서 실랑이하다가, 대광목재 부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자신들만 덮으면, 자신들만 잊고 살면 '없었던 것이 될 수 있다' 생각한 대광목재 부인과 윤지숙에 의해 죽음은 은폐되었던 것이다.

 

자신들만 잊으면 없었던 것이 될 수 있다는 무섭도록 이기적이고 안일한 생각은, 괴물인 목재소 남씨에서 그의 피해자들, 그리고 남씨의 부인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없었던 것이 될 수는 없었던 과거는 결국 드러나고 말았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그렇게 쓰린 결말을 맞이했다. 괴물에 의해 괴물이 되고만 윤지숙도, 친 엄마에게조차 괴물로 여겨진 김혜진도, 서로에게 말하지 못한 속내와 오해만을 남긴 채로… 엄마를 미워한 것만은 아니었던 김혜진도, 딸을 괴물로만 보지 않았던 윤지숙도, 그렇게 아픈 결말을 맞았다.


"가족이라 믿었던 사람들이 가족이 아니었어요. 엄마를 찾고 싶었던 이유는... 그냥 너무 외로웠어요.

미안해요. 당신한테 태어나서. 당신한테 괴물이라서. 안녕, 엄마."


"아이가 어떻게 엄마를 미워만 해요. 얼마나 엄마가 그리웠는데."

  

 

그리고 드라마 속에는 진짜 괴물들만이 남았다.


끔찍한 잘못으로 여러 사람의 삶을 짓밟아 놓고도 그저 지금은 반성하며 잘 살고 있다며 항변하던 목재소 남씨는,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하지 못하게 되었다. 온갖 비리를 저지르며 김혜진을 살인교사까지 한 서창권도, 그저 아내 때문에 자기의 정치 인생이 끝났다고 화를 낼 뿐이었다. 육가공 공장의 오갑수를 죽인 범인도 유유자적 돌아다니고, 뒤에서 운전기사 양씨를 살해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등 온갖 잘못을 저지른 노회장도, 죽음으로 위장해 경찰의 수사를 피하고는 너무도 잘 살고 있었다. (범죄를 저지르고는 죽은 것으로 위장해 신분세탁하고, 잘 먹고 잘 산다… 현실 속의 누군가와 누군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피해자가 두려워 입을 다무는 사이, 그리고 주변인들이 단지 불편해서 피해자를 외면하는 사이, 괴물들은 활개를 치고, 계속해서 또 다른 괴물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드라마 아치아라의 비밀은, 그렇게 진짜 괴물들을 남겨둔 채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오로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순경 박우재(육성재)의 마지막 말만을 유일한 희망으로 남겨놓은 채로.


지극히 냉철하게 현실을 반영한 것인지, 모두가 범죄에 입다문 비극적 결과를 보여주고 싶었는지, 혹은 시간의 부족으로 그 이야기를 마저 다 하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결국 진짜 죄인에게 죄를 물을 수 없었다. 그저 아픈 진실만이, 여전히 굳건한 괴물들과 함께 아치아라 마을의 호수 안에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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