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걸 온 더 트레인 - 흔들리는 기차, 흔들리는 기억! (폴라 호킨스)

스위벨 2015. 11. 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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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걸 온 더 트레인

(The Girl on the Train)

 

/ 폴라 호킨스 지음

 

  

    줄거리, 내용    

 

레이첼은 몇 년 전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겨서 이혼한 후, 술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는 직장까지 잃었다. 하지만 얹혀사는 친구에게 실직 사실을 알리기 싫어 매일 아침마다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향한다.


레이첼은 매일 기차를 타고 가며 철로변의 집들을 바라본다. 그녀가 특히 눈 여겨 바라보는 것은 한 부부가 사는 집이다. 그들의 집은 레이첼이 전남편 톰과 살았던 집 지척에 있다. 

서로를 사랑하는 듯한 그들의 행복한 모습에 레이첼은 대리만족을 느끼며 항상 기차를 타고 오갈 때마다 주의 깊게 들여다 본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이첼은 기차를 타고 가다가 그 집의 부인이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레이첼은 남편을 배신한 그녀에게 강한 분노를 느낀다. 


그런데 그 후, 그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녀의 이름은 매건이다.

 

레이첼은 매건의 실종 기사를 보면서, 자신이 술에 취해 기억을 잃은 그날 밤의 일을 떠올리려 애쓴다. 매건이 실종됐던 날 레이첼도 상처입고 피가 여기저기 묻은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기억은 떠올려지지 않고, 얼마 후 매건의 시체가 발견된다.

  

 

◇◆◇

 

소설 '걸 온 더 트레인'의 화자는 3명의 여성이다. 매일 아침 기차를 타고 지나는 레이첼, 철로변 집에 사는 매건, 레이첼의 전남편과 재혼한 애나. 소설은 그들 세 명의 시점을 오가며 각자가 본 측면을 서술한다.

  

 

그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레이첼'이다. 그런데 그녀는 알코올중독에 빠져있다. 그 술로 인해 갈등을 겪다 결국 다른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긴 그녀는, 그 술 때문에 직장까지 잃었다. 그럼에도 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심한 인물이다.

 

매건이 실종된 그날 밤, 분명 레이첼에게도 무슨 일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자신의 몸에 난 상처와 피가 묻은 옷은, 분명 어떤 일이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술을 마셨던 레이첼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렇게 자기 자신조차 의심하는 화자를, 독자들은 더더욱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다른 두 명의 화자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유리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려 하는 것 같은 낌새가 보인다. 더군다나 그녀들 또한 결코 바람직한 인간상은 아니기에, 그들에 대한 믿음도 차츰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도무지 무얼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고 만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믿지 마라. 타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마라.

그러나 나 자신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독자들은 화자로서 신뢰감을 잃은 그녀들의 서술을 의심하는 것에 반해, 이제 소설 속 다른 등장 인물들의 말과 행동에 기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곧 함정이 된다.

  

 

믿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과연 구별할 수 있을까? 결말에 이르기까지 소설은 여러 인물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면서 굉장히 탄탄한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소설은 여타의 스릴러나 추리소설처럼 어떠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그려 보여주지 않는다. 누굴 믿어야 할지, 누가 살인범인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소설은 줄곧 모호한 뉘앙스만 풍길 뿐이다. 그러면 책을 읽는 각자가 그 나머지 부분을 스스로 상상하게 되고, 그것이 오히려 진한 긴장과 공포를 만들어 낸다.

 

책을 읽는 동안 흡사 알코올 중독자의 술주정이라 느낄 만큼 이리저리 흔들렸던 상황들. 그 속에서 속지 않으려 끊임없이 의심했지만, 결말에 다다라서는 그 모든 것이 속절없이 뒤집히고 만다. 그리고 그렇게 배신당한 만큼, 소설이 주는 느낌은 한층 더 강렬해진다.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한다. 영화의 제목도 책의 원제 그대로인 '더 걸 온 더 트레인'이다.

테이트 테일러가 감독을 맡았고, 2016년 개봉을 예정하고 있단다. 배우 에밀리 블런트가 레이첼 역을, 레베커 퍼거슨이 애나, 헤일리 베넷이 매건 역을 맡았다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심리 상태와 막연한 불안감 등을 영화에서는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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