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에세이]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지음
수짱 시리즈, 여자 공감 만화로 여자들의 지지를 받는 작가,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다.
만화에서는 가상의 상황과 캐릭터에 한 꺼풀 덮인 채로 작가의 생각을 담았다면, 이 에세이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서는 조금 더 꾸밈없는 얼굴의 마스다 미리를 만날 수 있다.
작가 마스다 미리는 40대다. 40대의 그녀는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나이 듦'은 우리가 어렸을 때 생각했던 그것과는 참 다르다.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지금보다 아는 것이 훨씬 많아지고, 그로 인해 고민도, 번뇌도 줄어들지 않을까, 여겼다. 무엇이든 척척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덧 나이가 들어보니 정말, '어느 날 문득, 갑자기' 어른이 되고야 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음 속에는 아직도 작은 십대 소녀가 있고, 고민은 그때보다 훨씬 더 늘었으며, 여전히 소소한 것들에 울고 웃고 하는 나, 정말 어른일까? 하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 마스다 미리는 그런 마음을 아주 콕콕 잘 짚어 내 이야기한다. 나이는 들었지만, 신체적으로 나이든 징후가 속속 나타나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어린, 혹은 여린' 여자들을.
그러나 한편,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이가 제대로 들었다는 건, 역시 싫지만은 않은 일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문득문득 아직도 여전히 어린 것만 같이 느껴질 때가 있는가 하면, 어느 면에서는 말그대로 어른처럼 훌쩍 성장한 모습을 갖게 되니 말이다.
마스다 미리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여전히 자라고 있는 '어른'을 보는 것만 같다. 여전히 미숙하지만, 상당 부분 자라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쭉 자라날 '어른'을. 그리고 괜찮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것만 같았다. 앞으로도 무럭무럭 자랄테니, 지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말이다.
편안하게 읽어지면서도, '맞아, 맞아' 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마스다 미리의 힘을, 만화뿐만 아니라 에세이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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