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외딴방 : 마음의 우물, 그 밑바닥에서 끌어올린 시간들 / 신경숙 지음 간혹 말을 하기 힘든 책들이 있다. 단순히 감동이라고도 슬픔이라고도 하기 어려운, 그러나 나조차 알 수 없는 깊은 어딘가로 한 없이 침잠하게 만드는 책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이 책의 시작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 글은 사실도 픽션도 아닌 그 중간쯤의 글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하지만 그걸 문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도 픽션도 아닌 중간쯤이라 했으니, 그 말은 결국, 이 글은 사실이기도, 픽션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이 소설 속에는 작가의 시간이 녹아 있다. 거기였다. 서른일곱 개의 방 중의 한, 우리들의 외딴방. 그토록 많은 방을 가진 집들이 앞뒤로 서 있었건만, 창문만 열면 전철역에서 셀 수도 없는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