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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블랙홀 - 반복되는 일상 속 숨은 의미 찾기

스위벨 2014. 1. 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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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블랙홀

: 해롤드 래미스 감독/ 빌 머레이, 앤디 맥도웰 출연

 

 

지극히 개인적이고 시니컬한 성격을 가진 TV 기상 예보관 필 코너스. 그는 성촉절(Groundhog Day, 경칩) 취재를 위해 PD인 리타, 카메라맨 래리와 함께 펜실바니아의 펑추니아란 마을을 찾아 간다. 필은 형식적으로 서둘러 취재를 끝내고 길을 나서지만, 폭설로 인해 다시 펑추니아로 되돌아가게 된다.

 

다음 날 아침, 낡은 호텔에서 잠에서 깬 필은 어제와 똑같은 라디오 멘트를 듣게 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간 그는, 다시 축제 준비로 한창인 마을의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다시금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오늘 다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반복되는 마법에 걸린 필은 마구 여자를 만나고, 돈가방을 훔치고, 계속 반복되는 성촉절 축제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매일매일이 다시 성촉절의 그날로 반복되자,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돼버린다. 절망한 필은 자살을 기도하지만, 그마저도 소용이 없다. 다음날 아침이면 항상 똑 같은 침대 위에서 다시 잠이 깨기 때문이다.

 

 

<주의 !! 결말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 도중, 필은 함께 간 PD 리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의 깨달음과 함께, 필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필은 하루를 이미 알고 있다. 무슨 사건이 일어날지를 훤하게 안다. 필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나타나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점점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리타의 사랑을 얻고 난 다음, 그가 그토록 기다리던 내일이 시작된다.

 

 

원제는 성촉절을 뜻하는 단어, Groundhog Day다. 이상한 마법에 걸린 주인공 필은 늘 끝나지 않은 성촉절을 살아간다. 성촉절은 봄이 시작되는 것을 기리는 날이다. 그런데 필은 늘 성촉절을 맞고 있으니, 그날을 넘어 봄으로 갈 수가 없다. 그에게는 완연한 봄이 찾아오지 않는 것이다.

필은 지극히 차갑고 자기밖에 모르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사랑을 느끼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점점 변모해간다. 똑같이 계속되는 반복이 싫어서 자살까지 결심했던 그는,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음을 깨닫고, 점점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이다.

 

 

필은 곧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다. 지겨운 매일매일이 반복된다고 느끼는 건, 나도 마찬가지니 말이다. 아침에 눈 뜨면,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 밥 먹고, 잠을 잔다. 우리 삶은 매일 계속되는 필의 성촉절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필이 그 반복되는 삶 속에서 의미를 찾았듯이, 우리도 지겨운 일상 속에서 살아가야 할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다. 그러고 나면, 필에게 내일이 찾아오고, 봄이 찾아 왔듯이, 우리도 한 걸음 더 나아가 봄을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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