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스릴러] 세컨드 라이프 - 또 다른 나의 또 다른 삶!

[책, 도서] 세컨드 라이프

/ S.J. 왓슨 지음

 

나는 타인이 되어야 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나 자신을 통제할 수가 없다.

  

■ 세컨드 라이프 줄거리, 내용 ■

 

동생이 살해당했다. 줄리아는 동생 '케이트'의 죽음 이후 슬픔과 함께 죄책감을 느낀다. 줄리아와 그녀의 남편 휴가 키우고 있는 아들 '코너'는 사실 동생 케이트가 낳은 아이였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은 동생은 제대로 키우기 힘들어했고, 그래서 아이가 없는 줄리아 부부가 데려와 키우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케이트는 자신의 아들 코너를 다시 돌려줄 것을 끈질기게 요청해 왔다. 하지만 누구보다 사랑하며 키워온 아들을 포기할 수 없는 줄리아는 그녀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던 중에 갑작스럽게 케이트가 살해당한 것이다.

 

그러나 살인범은 잡히지 않고, 사건은 진척이 없다. 그러자 줄리아는 케이트의 살인범을 잡고 싶은 마음에 케이트가 자주 이용했다는 한 데이트 사이트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케이트와 함께 살던 친구 '애나'의 말에 따르면 케이트는 그 사이트를 통해 여러 남자들과 만남을 가졌다고 했다.

 

줄리아는 사이트를 살펴보던 도중 한 남자에게서 쪽지를 받게 되고, 왠지 그가 죽은 동생과 연관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래서 줄리아는 그 남자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고, 그에 이어 실제로 만나기로 하는데…

◇◆◇

  

세컨드 라이프. 주인공 줄리아는 처음에는 '동생의 죽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동생이 이용했다던 만남 사이트에 접근했다. 그런데 거기에서 만난 한 남자에게 빠져들었다. 분명 머리로는 잘못된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욕망과 그 삶에서 오는 긴장과 스릴에서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줄리아는 남편과 친구, 아들이 모르는 또 다른 삶, 비밀스러운 '세컨드 라이프'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비밀스러운 삶의 부분을 가진 건 단지 줄리아뿐만은 아니다. 살해당한 동생 케이트가 그랬고, 줄리아가 인터넷에서 만난 남자도 그렇고, 아들 또한 부모가 모르는 얼굴이 있으며, 줄리아를 과거의 수렁에서 건져준 남편조차 줄리아가 알지 못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소설 속의 인물들은 모두, 여러 층의 내면과 함께 여러 각도에서 보여지는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다.

 

소설 '세컨드 라이프'는 <내가 잠들기 전에>를 쓴 작가의 작품이다. '세컨드 라이프' 또한 워너브라더스와 리즈 위더스푼의 제작으로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전작인 '내가 잠들기 전에'를 참 재미있게 봤던 터라, 동일 작가의 소설인 '세컨드 라이프' 또한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소설 '세컨드 라이프'는 이야기에 속도감도 있고, 자극적인 장면도 있고, 인물들 사이의 위험한 관계들이 이어지며 긴장감도 불러 일으킨다. 마지막에서 보여주는 반전도 (어쩐지 일찍 예측해 버렸으나) 시시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 소설의 가장 큰 단점을 꼽으라면, '전혀 호감 가지 않는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이해는커녕 동정하고싶지도 않은.

 

주인공 줄리아는 '술'이라는 탐욕에 빠져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을 잃었던 아픔이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이번에는 술이 아니라 '남자'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매번 동생 '케이트'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방패로 내세워 남편과 자식마저 기만하고, 자신의 욕망으로 빠져든다. 자신을 구해 두 번째 인생의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남편도, 그 무엇보다 중요한 아들도 다 위험 속으로 몰아 넣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절제하지 못하는 주인공 줄리아는, 조금도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리고 결국 잘못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된 줄리아의 마지막은, 씁쓸하다.

 

소설 '세컨드 라이프' 속의 여러 인물들은 차곡차곡 자신만의 비밀을 쌓아가고, 그 비밀의 가면이 마지막에 이르러 모두 벗겨져서야,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르더라도, 한 인물의 모든 것을 다 알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의 삶이 또한 그러하듯이. 주인공 줄리아가 자신의 모습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고 마지막까지도 계속 번민했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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