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사랑에 난폭
: 난폭하기 그지없는 사랑, 그러나…
/ 요시다 슈이치 지음
줄거리
결혼 8년차의 모모코. 안채에는 시부모님이, 그리고 아이가 없는 부부는 별채에 살고 있다. 시어머니는 다소 까다로운 성격이지만, 모모코는 이런저런 행동을 하며 그런 시어머니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역시 속마음에서는 이런저런 불평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모모코의 남편 마모루는 모모코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만나는 다른 여자가 있고, 모모코가 그녀를 만나주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유유부단하고 도망만 치는 남편이 내연녀를 정리하지 못해 질질 끌고 있다고 생각한 모모코는 남편의 내연녀를 만나러 간다. 그러나 모모코의 생각과 달리 정작 남편은 이혼하고 내연녀와 살겠다고 말한다. 그녀의 뱃속에 자신의 아이가 있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8년 동안 갖은 애를 쓰며 꾸려온 가정을 포기할 수 없는 모모코는 이혼하지 않으려 하고, 그럴수록 남편,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깊어져만 간다.
◇◆◇
얼핏 보면 흔한 불륜이나 연애소설처럼 보이지만, 작가 요시다 슈이치는 훌륭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소설은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내연녀의 일기 – 작가 시점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일상 이야기 – 아내의 일기'가 각각의 소제목 아래 한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연녀의 마음과 부인인 모모코의 마음이 아주 대조적으로 엮어지면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전혀 다른 입장의 두 여자가, 부인은 부인의 입장을, 그리고 내연녀는 그녀의 입장을 일기장을 통해 아주 세밀하게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독자를 위한 함정이 하나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놀라움과 즐거움이 함께 밀려왔다.
사랑에 난폭. 책 제목 그대로 주인공들은 저마다 사랑에 난폭하다. 부인을 두고 무책임하게 바람을 피우는 남편 마모루는 물론이요, 며느리의 잘못으로 몰아가기만 하는 시어머니 또한 그렇다. 그리고 줄곧 피해자로 보이는 모모코 또한 그렇다.
그래도 가족이란 이름으로 엮인, 그래도 사랑이란 테두리로 엮인 사람들일 텐데, 어찌 그리 냉정하고 무심할까 싶게 말이다.
그래서 소설의 마지막, 아르바이트 생이 주인공에게 간결하게 '고맙습니다'라 건넨 한 마디 말이 빛을 발한다. 별것 아닌 그 말이, 혼란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주인공을 움직이게 만든다. 단지 작은 도움을 주고, 작은 친절에 대해 '고맙습니다'라고 그 마음을 전한 것만으로 말이다.
믿을 수 없게 연약하고, 쉽게 변하는 사랑. 그래서 난폭한 사랑, 그리고 사랑을 대함에 난폭한 사람들. 하지만 그 난폭함은 마음에 들어 있는 가벼운 진심조차 쉬이 꺼내지 못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사랑 받지 못한 여자 – ‘타우누스 시리즈’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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