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 – 너와 나, 마음의 무게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지브리 스튜디오

 

 

    줄거리    

 

18살 소녀인 소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 상점에서 일한다. 어느 날, 동생을 만나기 위해 마을로 나간 소피는 우연히 마법사 하울을 만나게 된다. 그런 하울을 좋아하던 황무지의 마녀는 두 사람 사이를 오해하고, 소피를 찾아와 저주의 마법을 건다.

그 저주로 인해 하루아침에 90살 할머니로 변해버린 소피. 더군다나 그 저주는 자신이 그런 저주에 걸렸다는 것조차 남에게 말할 수 없다. 자신의 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소피는 몰래 집을 나와 마법사들이 사는 황무지로 가고, 그곳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발견한다. 무턱대고 성 안으로 들어간 소피는 하울의 성에서 살면서 청소부로 일을 시작한다.

  

 

 

18세 소녀, 90세 노인으로!

 

소피는 고작 18살 소녀다. 그런데 그녀는 남들이 다 기대하는 파티에도 가지 않고, 홀로 모자 가게의 방 안에서 모자를 만든다. 그녀는 자신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남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동생은 모자가게에서만 생활하는 언니를 안타까워하며 소피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말하지만, 그녀에게는 심장을 뛰게 하는 다른 꿈도 없다.

그렇게 아무런 꿈도, 두근거림도 없이, 묵묵히 좁은 방안에서 모자를 만드는 소피의 모습은 18살 소녀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늙고 지루한 노인의 모습에 더 가깝다.

 

 

마법사 하울, 그리고 움직이는 성

 

하울은 움직이는 성에 산다. 그의 성은 거대한 잡동사니들로 이루어진 탑 같은 모양새다. 불안정하고, 막무가내로 그저 쌓아 올리기만 한 듯하다. 그리고 그 성은 가느다란 4개의 다리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위태롭게 이동한다.

  

 

이는 하울의 마음 상태를 의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울은 늘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치고, 여러 개의 이름 뒤에 진짜 자신을 숨기고 산다. 그저 겉보기 예쁜 것에만 치중하고, 진짜 마음은 계약에 의해 불의 악마인 캘시퍼에게 내어 주고 말았다. 그렇게 아직 진정한 자신을 찾지도 못했으며, 늘 불안정한 상태다.

 

  

소피, 하울을 만나다.

 

90세로 변한 소피는 하울을 만났다.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허리 굽은 할머니로 변한 소피. 노인이 되었다는 핑계로 뻔뻔스레 무턱대고 들어가 머물고, 팔을 걷어붙이고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애니메이션 속에서 젊게 비춰질 때가 있다. 하울을 향한 마음을 보여줄 때의 그녀가 그렇다. 그 때의 소피는 더 이상 노인이 아니다. 겉모습에 상관없이, 두근대는 심장을 가진 18살의 소녀다.

그리고 하울도, 점점 소피를 노인이 아닌 소녀로 대하게 된다. 소피가 살던 모자가게로 성을 이사하고, 소피의 방도 새로 만든다. 그렇게 하울의 성에도 소피가 자리잡게 된 것이다.

  

 

 

마음의 무게

 

하울은 캘시퍼에게 심장을 내어주었고, 그 대가로 캘시퍼는 하울의 성을 움직인다. 하지만 심장을 내어 준 하울에게는 마음이란 것이 온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피는 마치 마음을 쌓아 올리듯 차곡차곡 하울의 어지러운 성을 청소했다. 그리고 늘 도망만 치던 하울은 소피를 지키기 위해,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소피는 하울의 심장을 찾아주었다. 심장을 다시 찾은 하울은 무겁다고 말을 하고, 소피는 그것이 바로 마음의 무게라고 답한다.

소피가 일상에 갇혀 잃어버렸던 마음, 그리고 하울이 잃어버렸던 마음. 두 사람이 미처 찾지 못하고 있던 그 진심이 담긴 마음을, 하울과 소피는 서로를 만남으로써 되찾게 되었다.

  

 

◆◇◆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영국의 동화작가 다이애나 윈 존스가 1986년 발표한 '마법사 하울과 불의 악마'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각색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야기만큼이나 큰 여운을 남기는 건 바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음악이다. 음악을 들으면, 애니메이션의 화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리고 생각한다. 지금 내 마음의 무게는 얼마만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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