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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망향 - 미나토 가나에

스위벨 2014. 3.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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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집] 망향

/ 미나토 가나에 지음

 

 

[고백]이란 소설로 유명한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단편소설집이다. 소설 [고백]의 인상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후속 작품을 낼 때마다 [고백]과 비교당해야 했던 미나토 가나에였다. 그런 그녀는 이 단편집에 수록된 '바다별'로 6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분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각인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책 속에는 총 6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는 '시라쓰나지마'라는 섬 안에서 벌어진다.

 


망향

저자
미나토 카나에 지음
출판사
레드박스 | 2013-12-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제6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분 수상작 고백을 뛰어넘는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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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귤꽃

섬에서 귤밭을 가꾸며 살아가는 엄마, 언니, 나.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함께 동승한 채 차 사고로 죽었고, 그 후 남은 가족은 멸시를 받으면서도 섬을 떠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고등학생이던 언니가 섬을 찾아왔던 외지의 한 남자와 함께 야반도주를 하고 만다. 그 후 25년이 지나, 작가가 된 언니는 자신이 떠난 섬의 행사에 초대받아 돌아온다.

 

 

   바다별

담배 사러 나갔던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사라졌다. 그 와중에, 한 아저씨가 이런저런 도움을 주면서 모자 근처를 맴돈다. 결국 아저씨는 어머니에게 청혼할 기세로 찾아와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라는 말을 했고, 어머니는 진노해 그를 쫓아냈다. 그리고 그 후로 그들의 관계는 끊겼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가정을 꾸린 내게, 그 아저씨의 딸이 엽서를 보내온다. '아버지의 일로 꼭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꿈나라

아이, 남편과 함께 드림랜드를 찾은 엄마 '무스코'는 자신의 과거 기억을 떠올린다. 어린 그녀는 너무나도 드림랜드에 가고 싶었지만, 봉건적 사고방식에 빠진 할머니에 갇혀, 엄마도, 자신도 섬을 떠나지 못했다. 그래서 드림랜드는 그녀에게 '꿈'이었다. 그 꿈을 너무도 잡고 싶었던 그녀는 아무도 모르는 자신만의 비밀을 만들고 말았다.

 

 

   구름 줄

시라쓰라지마 섬의 해안에서 가수 '히로타카'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그는 섬 출신의 사람으로, 고향에 내려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에게 섬은 고통이었다.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어머니가 견디다 못해 살해했고, 때문에 그들 가족은 늘 천시를 받으면서 살았다. 하지만 감옥에서 나온 어머니는 또 다시 그 섬으로 돌아갔고, 성장한 히로타카는 섬을 나와 가수가 되었다.

 

 

   돌십자가

섬에 태풍이 몰아쳐오고, 집 안에 있던 나와 어린 딸 '시호'는 물이 차오르는 집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두려움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면서, 나는 딸에게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해준다. 자신이 '시라쓰라지마'섬에 와서 만났던 친구 '메구미'와의 이야기를.

 

 

   빛의 항로

초등학교 교사인 나는 요새 골치 아픈 문제를 하나 안고 있다. 바로 학교폭력으로 인한 문제다. 하지만 가해자의 부모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며, 증거도 없이 자기 애를 모함한다 큰소리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나는 중학교 교사였던,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린다. 때마침 나는 가벼운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아버지의 제자였다는 한 남자가 병실을 찾아온다.

 

 

 

◇◆◇

 

이야기는 모두 섬에서 이루어진다. 섬은 고립되어 있고, 그 때문에 다른 땅과 확실히 구분되어 있다. 넓은 육지는 차로, 지하철로 연결되지만, 섬은 오직 배로밖에 연결되지 않는다. 때문에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섬 밖으로 쉽사리 나갈 수 없는 마음의 저항이 생기고, 그 곳에서 터전을 잡고 대대로 살아가곤 한다. 그래서 그들 안에서 독특한 연대감과 문화가 형성되기도 한다.

 

또한 육지에 비해 유입되는 것들이 적고, 그러다 보니 변화가 더디다. 그래서 섬은 그 곳에 사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 섬을 떠나온 사람들의 마음 속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변치 않는 모습의 고향으로 오래 남는다.

 

"나가고 싶어서 나간 사람, 남고 싶지만 나간 사람, 한 번 나갔다가 되돌아온 사람,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남은 사람,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 욕을 먹고 괴롭힘을 당해도 나고 자란 곳 이외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지 못하는 사람……"

 

이야기는 위의 여러 경우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단편이라서 한 이야기나 인물의 내면과 사연을 깊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단편이기에 더 응축되어 있고 깔끔한 느낌이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단단하게 잘 뭉쳐져 있다.

 

기존 소설에서는 굉장히 날이 서 있어 조금은 불편하기도 했던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시각.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많이 누그러졌다. 그렇다고 무뎌졌다는 느낌은 아니고, 조금 더 완만해진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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