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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겨울왕국 - 시리도록 눈부신 사랑의 노래

스위벨 2014. 1. 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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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겨울왕국 – 시리도록 눈부신 사랑의 노래

 

 

아렌델 왕국의 어여쁜 공주 자매, 엘사와 안나가 있다. 그런데 언니 엘사에게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바로 눈과 얼음을 자유자재로 생성하고 부리는 마법이다.

 

어린 엘사는 동생 안나와 놀아주던 중, 마법이 잘못 빗나가 안나를 다치게 만들고 만다. 그리고 안나를 치료해준 '트롤'은 안나의 머릿속에 박힌 얼음을 제거하면서, 엘사가 가진 마법에 대한 기억까지도 지운다. 그렇게 안나의 기억에서 엘사의 힘은 잊혀지고, 엘사의 마법은 부모님을 제외한 모두에게 비밀이 된다.

 

 

왕국의 왕과 왕비인 엘사의 부모님은, 아무도 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닫는다. 엘사가 그 힘을 제대로 조절할 수 있을 때까지 동생과도 접촉할 수가 없다. 하지만 부모님은 태풍에 휩쓸려 돌아가시게 되고, 그로부터 3년 뒤, 외로운 시간 속에서 성인이 된 엘사는 왕국의 여왕으로 즉위하게 된다.

 

여왕의 즉위식 날, 안나는 많은 축하사절 중, 다른 나라의 13번째 왕자를 만나게 되고, 그와 급속도로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안나는 그와 결혼하겠다고 우기면서 언니 엘사와 대립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엘사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안나와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가 가진 힘을 들키고 만다. 사람들은 엘사의 마법에 공포를 느끼면서 두려워하고, 엘사는 도망쳐서 북쪽 산으로 간다.

 

 

엘사가 사라지고 난 후, 아렌델 왕국은 겨울에 휩싸인다. 엘사의 힘이 왕국을 긴 겨울로 접어들게 만든 것이다. 동생 안나는 언니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왕국을 위해 언니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그 길에서 크리스토프라는 남자를 만나 함께 북쪽 산으로 향한다.

 

 

 

얼음 속에 서있는 외로움

 

엘사의 힘은 거대한 마법의 능력이다. 그러나 그 힘을 제대로 다룰 수 없는 엘사에게 그 힘은 저주였다. 사랑하는 동생을 다치게 만들었고, 부모님을 다치게 할까 봐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자신을 늘 혼자이게 만든 건, 바로 자신이 지닌 힘이었다. 모든 것을 얼려버릴 수도 있지만, 엘사는 그 힘을 어떻게 자제하는지, 자신이 얼린 것을 어떻게 녹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기에 그 힘은 엘사에게 저주였다.

 

 

엘사는 자신의 힘을 억눌러야 할 때마다 노래한다. "아무도 들이지 말고, 느끼지도 말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마. 착한 소녀가 되어야 해." 그건 돌아가신 부모님이 그녀에게 해 준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엘사는 그 주문과도 같은 노래 속에 자신을 가두고, 자신의 몸도, 마음도 꽁꽁 감추어 둔 채로 산다.

 

하지만 모든 것을 들키고 난 다음, 그녀가 숨을 곳은 아무도 없는 얼음산 뿐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족쇄를 벗어 던지려는 듯, "Let it go"라고 노래하며 설산 위에 우뚝 선 얼음 성을 만든다. 하지만 그녀가 자유롭다고 생각한 그 곳에 존재하는 것은 차가운 눈과, 얼음과 바람뿐이다. 힘을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쓸 때도, 그 힘을 들키고 난 후에도 그녀는 여전히 혼자서 차디찬 얼음 위에 서 있다.

 

 

 

 

눈사람에 담긴 마음

 

아주 어렸을 때 언니는 동생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눈사람을 만들어냈다. 그 눈사람의 이름은 '올라프'다. 그런데 엘사가 북쪽산으로 홀로 가서 힘을 마음껏 쓰면서 무심코 눈사람 하나를 만들어 낸다. 그것은 바로 예전에 안나에게 만들어 준 것과 똑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눈사람이다.

 

 

그 눈사람은 만들어낸 엘사 자신도 모르게 홀로 살아서 움직이고, 말을 하며, 동생 안나를 만나 쭉 그녀와 함께한다. 위험에 빠진 안나를 도와주고, 그녀를 위해 녹아 내리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게 엘사가 만들어낸 눈사람은 동생 안나의 곁을 지킨다.

이 눈사람은 언니 엘사의 마음 그대로를 담고 있는 상징물이다. 동생 안나는 어렸을 적부터, 언니와 함께 놀고 싶을 땐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이라고 노래했다. 눈사람은 자매가 함께 했던 시절의 따뜻한 기억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이 동생을 다치게 할 수 있음을 깨닫고, 엘사는 한 번도 동생의 그 말에 응해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엘사는 쭉 그렇게 눈사람을 만들어 주고 싶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그녀이지만, 동생을 위해 만든 눈사람은, 단지 얼음이 아니라 그 속에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이다.

 

 

(결말에 대한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

 

 

가장 강력한 마법, 사랑

 

원제는 얼어붙은 상태를 뜻하는 'Frozen'이다. 엘사의 마법은 모든 것을 얼렸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동생의 심장까지도 말이다. 그러나 이건 엘사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마음에 치명적인 얼음을 박아 넣을 수도 있다. 말과 생각, 그리고 종종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으로 말이다.

 

 

하지만 결국 모든 비밀의 열쇠는 결국 '사랑'이다. 엘사가 가진 힘을 저주가 아닌 축복의 마법으로 바꾸어 주는 그 열쇠 또한 '사랑'이다. 그것은 동생 안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모두를 위해 멀리 떠나야 했던 엘사였지만, 언니를 위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에게 다가가는 안나가 있다. 엘사는 그것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의 힘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알게 되고, 그 힘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두려움의 존재였던 엘사의 마법은, 많은 사람들의 기쁨과 희망으로 바뀐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만큼, 인물들의 황홀한 노래와 "True love"에 관한 메시지는 어김없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러나 노래는 더 아름다워졌고, 진실한 사랑의 메시지는 약간 변주되어 더 폭넓게 흐른다.

새하얀 눈의 마법은 어찌나 눈부시고 투명한지... 엘사의 노래는 그녀의 외로움이 고스란히 담겨 마음을 시리게 훑고 지나갔고, 안나의 노래는 그녀의 사랑이 담겨, 포근하고 따뜻했다. 그리고 영화 속 새하얀 화면과 그 노래는, 이 시린 겨울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덧. 엘사가 "Let It Go"를 노래하는 장면은 정말 멋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듯, 애니메이션 속 최고의 장면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너무 귀여웠던 건, 영화 초반에 꼬마 안나가 노래하는 "Do you want to build a snow man?"이었다. 어린 안나의 캐릭터가 정말 귀엽다. 언니와 함께 놀 수 있을까 잔뜩 기대하면서,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내 어깨가 같이 들썩거릴 뻔했다. 사람 많은 영화관에서 창피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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