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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8회 -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 비밀이 모습을 드러낼 때

스위벨 2013. 11. 3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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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모습을 드러낼 때

: [응답하라 1994] 8회 -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신촌 하숙집에 하나 둘씩 비밀이 쌓여 간다. 그리고 윤진은 우연히, 그 비밀들의 최초 발견자가 된다.

 

해태가 콘돔을 사는 것을, 야한 잡지를 사는 걸 발견한 건 윤진이. 이어서 윤진이는 빙그레가 휴학했단 사실도 우연히 걸려온 전화를 통해 알게 된다. 또, 그녀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얼굴은 이따위로 생겨먹어 갖고" 이제 갓 낭랑 18세인 삼천포의 비밀을 획득한 것도 그녀다. 그리고, 나정의 속마음을 제일 먼저 알게 된 것도 윤진이었다.

 

하숙집의 모든 비밀을 손에 쥔 윤진.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도 비밀이 있었다.

 

엄마가 서울에 도착하기로 한 날.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윤진의 엄마는 하염없이 윤진을 기다리지만, 나정과 목욕탕에 간 윤진은 삐삐의 음성을 듣지 못한다.

그리고 계속 잊은 것들을 챙기느라 집을 들락날락하며 쉽사리 자전거 여행을 떠나지 못하던 삼천포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망설임 끝에 윤진의 엄마에게로 달려간다.

 

한참 후, 뒤늦게 음성을 듣고 터미널에 도착한 윤진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엄마와 수화로 대화를 나눈다. 말 못하는 엄마가 그녀에게는 비밀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삼천포가 앉아 있다.

 

 

 

 

 

 

"만약 이날 그 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산다는 것은 매 순간 선택이다. 외나무다리에서도 선택해야 한다. 전진할 것인가, 돌아갈 것인가, 멈춰 설 것인가. 지금의 나는 과거 그 무수한 선택들의 결과다.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우린 지금의 현재를 맞았다."

 

삼천포의 나래이션 후에 윤진의 남편은 삼천포임이 밝혀진다. 그 순간, 윤진을 위해 윤진의 엄마에게 달려간 삼천포의 그 선택은, 그를 훗날 윤진의 남편으로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신촌 하숙집에 쌓여가던 비밀은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평소 과묵하던 여수 여인은, 술에 취해 갑자기 수다쟁이로 변신한다. 그리고 윤진이 담고 있던 비밀은, 비밀의 정체성을 버린 채, 모두의 앞에 얼굴을 드러낸다. 해태의 비밀, 빙그레의 비밀, 그리고 급기야 나정이의 비밀까지…

 

"오빠, 나정이 마음 좀 알아주면 안 된대요? 아, 나정이가 오빠를 참말로 진짜로 좋아해 분당께요.

나정이가 오빠 겁나게 좋아해요. 근디, 오빠가 지 마음을 몰라줘갔고 죽겄다 글대요."

 

그리고 곧이어 윤진이 자신의 비밀까지 말하려는 순간, 삼천포는 그녀의 입을 틀어 막는다. 윤진이의 비밀을 지켜 주고픈 마음... 삼천포가 윤진이에게 달려간 것이 그 동안 살벌했던 둘의 관계를 바꾸는 시작이었다면, 이 순간은 그 마음이 자라나는 시작이지 않았을까?

 

 

"그 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남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후회 없는 선택이란 없다. 그저 선택한 길을 정답이라 믿고 정답으로 만들어가면 되는 법이다. 내 지난 선택들을 후회 없이 사랑하는 것, 그게 삶의 정답이다."

 

지난 선택들을 사랑하는 것이 삶의 정답이라는데, 내가 고른 그 답이 영 틀린 것 같은 느낌은 쉽게 지워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꾸역꾸역 오늘도 후회를 곱씹는다.

 

삼천포에게 윤진이가 정답이듯, 나정이도 정답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선택을 하길. 그리고 우리도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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