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88
1회, 손에 손잡고
/ TVN, 금토 드라마
/ 신원호 연출
/ 이우정 극본
/ 혜리, 고경표, 박보검, 성동일, 이일화 출연
1988년의 쌍문동이 되살아 났다. 높은 아파트가 아닌 여러 세대가 어울려 사는 단독주택이 늘어선 골목길로.
[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그 시절 골목에서는 늘 아주머니들이 평상에 모여 수다를 떨었고, 입은 이야기로 바쁘면서도 손에는 찬거리 손질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골목에서 뛰놀고, 네 집, 내 집 할 것 없이 동네 친구들의 집에 놀러 다니던 시절이었다.
엄마가 목청 터지는 소리로 "덕선아, 저녁 먹어라!"하고 부르면, 골목 어디에서도 그 소리를 듣고 집으로 뛰어갔었다. 그리고 저녁으로 준비한 반찬 한 접시를 들고 이웃집으로 심부름 갔었고, 그러면 그 집 아줌마도 자기 아이를 시켜 꼭 무언가 담긴 그릇을 보냈다.
그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의 나는 꼬마였지만, 그래도 오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화면을 보며 폭소를 터트렸고, 미소 지었고, 그리웠고, 뭉클했다. 집집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집들이 옹기종기 살았던, 그 골목길을 보면서 말이다.
응답하라 1988의 제작 이야기가 들렸을 땐 내심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1988년대면 너무 거슬러 가지 않았나? 요즘 젊은 층이 그 시절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적어도 오늘 나는, 그 시절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행복한 골목길이 그리워졌다. 늘 사람 사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던 그곳이, 골목길의 사람들이 나의 이웃으로 존재했던 그곳이.
그리고 비록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은 세대도,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함께 웃으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응답하라 1988은 단지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에서 그치지 않고, 가족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그를 통해 우리네 삶을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될 것 같으니 말이다.
덕선(혜리)이네, 정환(류준열)이네, 선우(고경표)네, 동룡(이동휘)이네, 택(박보검)이네. 그들이 사는, 그들의 왁자지껄한 가족이 사는 1988년의 쌍문동이 몹시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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