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엄마를 향한 “살려 주세요”, 그 의미는? (문근영, 온주완)

[드라마]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 SBS 수목 드라마

/ 문근영, 장희진, 육성재, 신은경, 온주완 출연

/ 이용석 연출, 도현정 극본

  

엄마를 만나 애원한 김혜진.

"살고 싶어요, 살려 주세요" 

그 말에 담긴 의미는?

 

한소윤(문근영)은 앞집에 사는 점술가 홍씨로부터 입양브로커 뱅이 아지매는 윤지숙(신은경)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약사 강주희(장소연)가 타임캡슐 속에 있었던 물건을 이용해 서창권(정성모)을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윤지숙에게 말하지 않는 대가로, 뱅이아지매(정애리)가 있는 곳도 알아냈다.

  

 

소윤은 뱅이 아지매가 있다는 병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녀는 중증 뇌졸증을 겪고 있었고, 때문에 정신이 온전치 않았다. 하지만 소윤은 김혜진(장희진)의 사진을 그녀 앞에 들이밀었다. 김혜진, 혹은 한소윤이라는 여자가 '엄마'를 찾으러 오지 않았느냐고.

그러자 '엄마'라는 단어에 반응을 보이듯, 뱅이 아지매는 사진을 들여다보고 곧 놀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거 김혜진이 자신을 찾아왔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김혜진은 과거 뱅이 아지매를 찾아와 애원했다.

 

"도와주세요. 우리 엄마 누구예요? 살고 싶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엄마? 우리 엄마예요?"

"미안하다. 아가야, 미안해. 너만 없으면 모두가 다 좋은 걸 어쩌니. 너만 없으면 모두가 다 편한 걸 어쩌니. 그러니까 오지 말았어야지. 돌아오지 않았어야 해."

 

뱅이아지매의 말은 잔인했고, 김혜진을 분노하게 했다. 그리하여 김혜진은 뱅이아지매의 목을 조르며 달려들었다.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았고, 이후 가족으로 엮인 사람들은 힘든 일이 생기자 버렸고, 그 이후에 생긴 엄마는 자신에게 김헤진이란 이름을 덮어 다른 사람으로 살게 했고, 이제 겨우 친 엄마를 찾았다 생각했는데 또다시 버림받고 말았다.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그 말로. 김혜진의 절망과 분노는 당연했다.

  

 

그런데 김혜진이 엄마를 찾아와 한 말 중에 걸리는 것이 있다. 엄마를 찾도록 도와달라는 말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살고 싶어요, 살려주세요.'는 도대체 왜 나온 말일까?

 

이 말이 의미심장한 이유는, 김혜진의 장례식 날 성당 벽에 쓰인 글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엄마, 살려줘." 이 문구는 바우와 유나가 쓴 것이지만, 유나는 죽은 김혜진이 자신에게 글자를 써달라고 부탁했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김혜진(한소정)이 친부모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그로 인해 '살려달라'고 할 정도로 절박한 심정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반복해서 나오는 말이라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김혜진의 그 '살려주세요'란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자면, 그녀는 엄마를 찾아야만 살 수 있었다는 말이 된다. 친엄마를 찾아야만 살 수 있다,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김혜진이 뭔가 큰 병에라도 걸렸던 걸까', 하는 것이다.

  

 

앞서 김혜진은 약사 강주희에게 '타임캡슐'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가 죽으면 아이들이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마치 김혜진은 자신이 죽을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하는 듯한 태도 같기도 하다.

 

또한 윤지숙이 아들 서기현을 통해 김혜진에게 건네준 봉투에는 돈과 함께 한 대학병원의 명함이 들어 있었다. 그것을 본 김혜진은 굉장히 절망한 표정이었고, 아치아라 호수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결국 그날 김혜진은 실종되었고, 아마도 죽었을 것이다.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인간은 어느 정도까지 쓰레기가 될 수 있을까. 살인도 할 수 있을까요?"

 

김혜진은 그날 봉투를 받고 이런 말을 남겼다. 그리고 갑자기 서울로 가려던 계획을 바꾸어 아치아라 호수로 가겠다고 했다. 그 곳에서 김혜진을 기다리던 누군가가 있었을지, 혹은 김혜진이 그곳에서 해야 할 다른 일이 있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김혜진이 사라진 그날, 아치아라 호수가 지켜본 비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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