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 온다 리쿠 지음

스위벨 2015. 4. 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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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리소설] 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 온다 리쿠 지음

 

 

"정말 두려운 것은 기억나지 않아"

 

 

    줄거리    

 

꿈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볼 수 있는 시대. 이 시대에는 마치 심리 분석가처럼 꿈을 분석하는 이들이 있다. 주인공 히로아키도 타인의 몽찰을 보고 꿈을 해석하는 꿈 해석가다.

  

그런데 곳곳의 학교에서 아이들이 집단으로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한 반의 아이들이 집단으로 놀라 교실에서 뛰쳐나온 사건이 있은 후, 아이들이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날 교실로 들어온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겁을 먹고 집단 패닉 상태에 빠졌었는지는 그 누구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히로아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아이들의 몽찰을 살펴보러 간다. 그리고 아이들의 꿈을 살펴보면서 히로아키는 아이의 꿈 속에서 한 여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그녀는 바로 고토 유이코. 유이코는 최초로 예지몽을 꾸는 인물로 인정받았고, 자신이 꾼 불길한 사고에서 사람들을 구하려 애썼던 인물이다. 그리고 히로아키가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었던 여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10년 전 화재 사고로 죽었다.

 

몽찰을 분석해 봐도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한 학교에서 80명의 아이들과 학교 관계자가 모두 사라지는 사건이 다시금 발생한다.


  

 

◇◆◇

 

몽위, 온다 리쿠의 소설이다. <몽위>는 146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온다 리쿠는 특유의 색채가 가미된 미스터리 작품을 쓰는 작가다. 다른 작가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그녀만의 색이 있다. 온다 리쿠만이 가진 이 색채를 사람들은 '아름다운 공포, 귀기, 서정적인 공포'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소설 '몽위'에서도 그녀만이 지닌 그 오싹하면서도 섬뜩하고 미스터리한 느낌이 아낌없이 펼쳐진다.

  

 

온다 리쿠가 이번에 선택한 소재는 바로 ''이다. 꿈이란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이다.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의 꿈을 연구하지만, 아직까지 꿈이란 꾼 사람의 이야기로만 전달될 수 있다. 그래서 꿈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다 기억하지도 못하고, 설사 그렇다 해도 100% 정확하게 전달할 방법도 없다. 또한 본인이 원치 않는 내용은 가감이 가능하다. 

그런데 책 속에서는 꿈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그것을 타인이 그대로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를 통해 은밀한 무의식인 꿈이 보여주는 세계를, 그대로 외부세계에 드러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굉장히 독특한 상상에서 시작된 이 소설은, 책 전체에 잔잔하고도 낮게 공포를 드리우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소설에, 점차 이야기 속으로 슬슬 빠져들게 된다.


 

온다 리쿠는 이 소설 몽위 속에서 새롭고 신선한 세계를 창조해냈고, 그 속에 미스터리를 숨겨 놓았다. 그런데 마지막은 상당히 아쉬웠다.

 

처음과 중후반 이르기까지, 온다 리쿠는 자신이 상상한 세계를 펼쳐 놓는 데 여념이 없다. 점점 확장되어가는 세계는 가히 독자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온다 리쿠가 의도한 건지, 아니면 거기까지가 한계였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펼쳐놓은 세계와 의문점들만 남았을 뿐, 무엇 하나 제대로 봉합된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온다 리쿠라는 작가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상당히 좋아하는 축에 속한다. 그녀가 쓴 소설들 중에는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작품도 있고, 상당히 재미있어 한 작품도 있고, 때로는 실망한 작품들도 있다. 그래도 나는 온다 리쿠의 새 작품이 나오면 무턱대고 기대할 만큼, 그녀의 팬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많이 아쉬웠다. 뛰어난 상상력이라 생각하는 만큼, 그녀가 사용한 소재가 꽤 괜찮았고 충분히 흥미로웠다고 생각하는 만큼, 너무 뭉뚱그려 마무리해버린 결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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