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추리 소설] 십자저택의 피에로 - 히가시노 게이고 : 비극을 바라보는 피에로

스위벨 2015. 2. 17. 23:28
반응형

[도서] 십자저택의 피에로

: 비극을 바라보는 피에로 인형의 눈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줄거리    

 

십자가 모양의 독특한 건물인 '십자 저택'. 

이 곳에는 다케미야 가족 - 할머니 시즈카, 그의 맏딸인 요리코와 무네히코 부부, 손녀 가오리, 가정부와 지인 한 명이 함께 살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회사를 물려받은 맏딸 요리코는, 어느 날 그녀의 남편 무네히코와 딸인 가오리가 보는 가운데 십자 저택 2층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그리고 그 때 복도에는 피에로 인형이 떨어져 있었다.  

 

요리코의 49재 날, 동생 부부와 조카인 미즈호 등이 찾아와 십자 저택은 사람으로 분주해 진다.


그리고 그에 더해 자신을 인형사라고 소개하는 남자가 찾아와, 이 저택에 있는 피에로 인형을 찾으러 왔다고 밝힌다. 그리고 인형사는 그 인형이 자신의 아버지가 만든 것으로, 인형을 가지게 된 사람에게는 반드시 불행이 다가오기 때문에 '비극의 피에로'라고 불린다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날 밤, 죽은 요리코의 남편인 무네히코와 그의 내연녀인 리에코가 지하의 오디오 룸에서 살해된다. 범인은 외부인의 소행인 것처럼 꾸몄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범인은 그날 밤 십자 저택의 내부에 있던 사람으로 좁혀진다.



 

◇◆◇

 

십자저택의 피에로.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소설 속에서는 십자저택이라는  특이한 구조의 건물과 피에로 인형이 아주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하지만 십자저택을 이용한 트릭은 솔직히 좀 실망이었다.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건물의 구조와 거울을 이용한) 소설의 트릭 자체는 아주 익숙하다. 그래서 결말까지 읽었을 때도 신선함이라든지 놀라움은 없었다.

 

더군다나 그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라 더 아쉬웠는지도 모른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오랜 시간 동안 다작을 하면서도, 참신하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어온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독 이 소설에서 지나치게 안전하고 평이한 길을 선택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젊은 시절 쓴 책이다. 다만 우리나라 출간이 최근이었을 뿐. 그래서 발표 시점에는 어땠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식상해진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소설에서 한 가지 참신한 면이 있다면 바로 '피에로 인형'의 시점이다. 소설 속에는 각 장의 중간중간 피에로 인형의 시점에서 본 이야기가 짤막하게 등장한다. 처음에는 피에로의 등장이 그저 소설에 기괴한 분위기를 주고자 선택한 방법인가 싶었다. 책 속에서 엄연히 비극을 부르는 피에로 인형이라고 소개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너무 뻔하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읽어갈수록 피에로 인형의 시점이 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피에로 인형은 자신이 본 바를 서술하며 교묘하게 독자들을 함정에 빠뜨리기도 하고, 반대로 중요한 힌트를 던져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관찰자의 시점에서 독자들이 그날의 진실에 하나 둘씩 다가가도록 돕는다.

  

 

비극의 피에로 인형. 하지만 결국 모든 건 인간이 한 일이다. 불행을 불러온 것도, 그 불행 속으로 빠져든 것도, 그리고 그 불행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도 말이다. 인간의 어리석은 탐욕을, 다만 피에로 인형은 말 없이 바라볼 뿐이다.


[소설] 싸드 - 싸드 배치가 불러올 대한민국의 위기! (김진명 지음)

[추리 소설] 가면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깊은 상처 - 넬레 노이하우스 (타우누스 시리즈)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