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서] 레오파드 (Leopard)
-스노우맨을 능가하는 연쇄살인범의 등장!
/ 요 네스뵈 지음
줄거리
작가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 중 하나였던 책, <스노우맨>의 바로 뒤에 벌어지는 사건의 이야기다.
스노우맨 사건이 벌어졌던 이후, 노르웨이 경찰 '해리 홀레'가 사랑했던 여인 '라켈'은 아들과 함께 떠나버리고, 연인과 손가락을 모두 잃은 해리는 홍콩의 뒷골목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삼류 생활을 이어가며, 자기 자신을 학대한다.
그런 그에게 노르웨이에서 여형사 '카야 솔네스'가 찾아온다. 이제껏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특이한 방법을 이용해,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연쇄 살인범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해리는 돌아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어쩔 수 없이 노르웨이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범인을 잡고 싶은 경찰의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금 사건 속으로 뛰어 든다.
하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인 가운데 계속 피해자가 발생하고, 거기에 덧붙여, 사건에서 서로 우위를 차지하려는 경찰조직 내에서의 힘겨루기까지 벌어진다.
스노우맨 그 후.
스노우맨 사건의 바로 다음 이야기다. 책 속에서는 그 후 해리가 겪고 있는 일들을 자세히 설명하며, 스노우맨이었던 범인이 직접 등장하기도 한다.
수사를 하던 도중, 도무지 꼬리가 잡히지 않는 범인 때문에 고민하던 해리는, 스노우맨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간다. 연쇄살인범의 심리라면, 연쇄살인범이 잘 알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스노우맨은 해리에게 약간의 도움을 준다. 범인이 가지고 있을 심리 상태를 알려주고, 해리는 그를 토대로 수사를 해 나간다.
그리고 이번 사건과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면서, 스노우맨 사건 당시와는 조금 생각이 달라진 해리는, 그 도움의 대가로 스노우맨에게 한 가지 호의를 베풀기도 한다.
그리고 비록 아주 조금이기는 하지만, 해리가 사랑하는 여인 '라켈'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번 책에서는 정말 스치듯이 등장했다가 사라졌지만, 아마 다음 편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소설 <스노우맨>의 팬이라면, 그 뒤에 해리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했던 독자라면, 그 후일담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상당한 만족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
(주의!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리 홀레, 그 위험하고도 매력적인 캐릭터
해리는 상당히 불건전한 경찰이다. 이전 소설들에서도 물론 그랬지만, 이 <레오파드>에서 그의 방황은 절정을 달린다.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술에 의지하고, 도박으로 빚을 지는가 하면, 마약에까지 손 댄다. 철저하게 자신을 망가뜨리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군다. 과연 그의 손에 사건을 맡겨도 될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렇기에 해리가 적임자일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생각일랑 별로 없으니까. 일단 사건에 뛰어든 그는, 온 몸을 내던지는 투혼을 보여준다.
그런데 해리는 자신이 지키고픈 것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이들에게는 상당히 냉정해 질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범죄에 가담했거나, 범인과 연관이 있는 자들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예를 들어 마지막 장면에서 여 형사 '카야'를 구해낼 때, 해리는 자신의 총이 혹시 왼쪽으로 빗나가 카야를 맞출까 봐서, 오히려 다른 인질이 있는 오른쪽으로 더 치우쳐서 조준한다. 그 결과, 한 여자는 죽고, 카야는 살았다. 해리는 어떤 순간에서든 선택을 해야 한다고 믿고, 결국 그녀 대신 카야를 구해낼 수 있었단 사실에 어떠한 의구심도 품지 않는다.
이처럼 해리 홀레는 우리가 지금까지 많이 볼 수 있었던, 지극히 도덕적이고, 공정하며, 인정 많게 그려지는 다른 소설 속의 탐정이나 경찰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
책의 분량은 상당한데 (한 권이지만, 족히 3권은 뽑아낼 수 있을 만한 양이다.), 책의 초반 이야기의 진행은 상당히 느리다. 홍콩에서 벌어지는 해리의 방황을 지켜봐 주어야 하고, 노르웨이로 돌아와서도 그가 결국 사건을 맡을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경찰들의 힘겨루기에, 사건은 정작 지지부진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 후에는 마구 달려간다. 노르웨이 도시에서, 눈 덮인 설산,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그 어느 때 보다도 빨리, 표범 같은 자를 잡기 위한 질주가 시작된다.
소설은 무척 잔인하고 폭력적이다. 끔찍하다. 스노우맨 때도 상황은 참 잔인했지만, 그를 능가할 정도다. 이번 책에서 등장하는 범인의 살해방식은 물론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하고, 그에 맞서기 위해서 필사적인 해리 또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리고 책은 그 잔인함을 노골적으로 묘사해서 드러내기에, 불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책을 잡은 이상 끝까지 읽고 싶었다. 해리 홀레가 결국은 성취해낼 그 끝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끝을 보고 나자, 다음 편의 해리 홀레가, 그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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