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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 파리, 과거의 낭만을 덧입고 현재로 되살아나다

스위벨 2014. 2.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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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 파리, 과거의 낭만을 덧입고 현재로 되살아나다

 

/ 우디 앨런 감독

/ 오웬 윌슨, 레이첼 맥아담스, 마리옹 꼬띠아르 출연

 

 

 

    줄거리    

 

헐리웃에서 이런저런 상업적인 영화 대본을 쓰는 길(오웬 윌슨), 하지만 그는 그 일 말고, 자신의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

약혼자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와 함께 파리를 찾은 그는 파리의 예술적 정취와 소박한 낭만을 느끼고 싶어하지만, 이네즈는 화려한 관광과 비싼 가구 쇼핑에만 관심이 있다.

 

 

자신의 친구들과 춤을 추러 가겠다는 이네즈와 헤어져, 술에 취한 길은 홀로 파리의 밤거리를 헤맨다. 그리고 길이 파리의 한 골목에 접어들었을 때, 시계가 12시를 알린다. 그때 클래식 푸조 한 대가 길 앞에 멈춰 서더니 그를 태우고는 어디론가 향한다.

 

 

차에서 내린 그는 한 파티장에 들어서고, 그는 자신을 스캇 피츠제럴드라 소개하는 남자를 만난다. 놀랍게도 그가 푸조를 타고 다다른 곳은 1920년대의 파리였다. 늘 1920년대 파리의 낭만과 그 시대의 예술을 동경했던 길에게, 마치 꿈 같은 세상이 열린 것이다.

 

 

 

당대 최고 예술가들과의 조우

 

이 영화를 보면서 얻은 가장 큰 즐거움은, 1920년대의 예술가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는 말쑥하고 날렵한 신사로, <노인과 바다>를 쓴 헤밍웨이는 거칠지만 진실함을 좋아하는 남자로, 천재 화가 피카소는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한 사람으로,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는 그 넘쳐나는 상상력이 남다른 캐릭터로 살아났다. 그 밖에도 작곡가 콜 포터, 비평가 거트루드 스테인, 영화 감독 루이스 부뉴엘, 작가 T.S.엘리엇 등등… 정말 많은 유명 예술가의 모습과 이름을 영화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작품으로 밖에, 혹은 책 속의 한 장으로 밖에 볼 수 없던 그들을 눈 앞에서 움직이는 화면으로 만날 수 있다니! 더욱이 그들은 그 시대를 풍미하고, 여전히 우리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 있는 예술의 역사가 아니던가. 물론 얼마간의 상상이 덧입혀져 만들어진 인물이긴 하지만, 멀기만 하다 여겼던 예술가들은 훨씬 더 가깝게 다가왔고, 상상력이 재창조해낸 그들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스콧 피츠제럴드와 그의 아내 젤다 / 살바도르 달리]

 

[파블로 피카소/ 어니스트 헤밍웨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

 

길은 과거의 세계에서 '아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라는 여인을 만난다. 그는 피카소의 연인이었고, 모델이었다. 그리고 다른 유명 예술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매혹적인 여자다. 주인공 길 또한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고 점점 그녀에게 끌린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확인하고 파리의 밤길을 산책을 하던 길과 아드리아나. 자정이 지나 그들 앞에 낯선 마차 한 대가 멈춰서고, 그들은 마차에 올라탄다. 그리고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대)'라 불리던 19세기 말로 다시금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아드리아나와 길은 그곳에서 석판화가 앙리, 화가 드가와 폴 고갱을 만나게 된다. 평소 자기가 동경해 마지않던 시대로 오게 된 아드리아나는 자신이 살던 1920년대로 돌아가지 않고 그곳에 머물겠다고 말한다. 가장 아름다운 시대는 바로 벨 에포크라고.

 

 

그제야 길은 깨닫는다. 현재를 사는 길은 1920년대를 동경하고, 1920년대를 살던 아드리아나는 19세기 말을 동경하고, 19세기를 사는 폴 고갱은 르네상스 시대를 동경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갖지 못한 것들을 그리워하고, 동경한다.

 

그래서 길은 다시 현재로 온다. 그러나 현재를 선택한다고 해서 자신이 품고 있던 모든 동경과 꿈을 버린 것은 아니다. 그는 약혼녀와 헤어져 그리 원하던 파리에서 살기로 했고, 자신이 쓰는 소설에 대해 자신감을 얻었으며, 자신과 생각이 같은 현실의 여자를 만났다. 결국 자신의 현재 속에서 꿈을 실현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

 

예술과 이야기를 덧입은 파리는 더욱 선명해졌고, 더욱 로맨틱해졌다.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 파리, 그곳에서 만난 멋진 예술가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또한 과거의 파리만큼이나, 현재의 파리를 보는 매력도 있다. 비록 주인공 길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다니는 관광 명소지만, 영화 속 유명 관광 장소들은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이렇게 영화는 파리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구석구석을 비춘다.

 

영화는 파리와 예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평범한 두 남녀의 연애담이기도 하고, 누군가의꿈에 대한 이야기이며, 시간여행자가 얻은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평소에 예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이 영화 속의 여러 낭만 중 어느 한 가지에는 흠뻑 빠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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