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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송이, 그녀가 사랑에 대처하는 자세 [별에서 온 그대]

스위벨 2014. 1. 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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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그녀가 사랑에 대처하는 자세

 

 

도민준(김수현)은 자신에게 겁먹고 떠나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천송이(전지현)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나 외계인이야!"

 

그 말을 들은 과거의 사람들은, 모두 도민준을 떠났었다. 우정을 나누던 지기도, 생명을 구해준 사람도. 그들에겐 다른 모든 건 상관 없이, 그저 도민준이 이상한 존재라는 것만이 최우선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천송이를 떠나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여인네의 반응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이제껏 그 누구도 보여주지 않았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래, 당신이 외계인이라 치자. 그런데 너 정말 나 안 좋아해?"

 

처음 그녀는 그 외계인이란 말을 믿지 않았기에 그럴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도민준이 평범한 존재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박물관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 떡하니 100년 전 사진에 자리잡고 있는 도민준의 얼굴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송이는 또 한번 상식을 뛰어넘는다. 도민준이 외계인이란 사실을 확인하고 경악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준의 정체가 세상에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하며 그 앞을 가로막고 서성였다. 그리고 쿨하게 아는 척 안 하겠다던 도민준의 집 앞을 오락가락 안절부절못해 가며, 누가 봐도 티 나는 쪽지 한 장을 남긴다. 100년 전 사진을 유심히 보라는 충고를 담아서 말이다.

 

 

아, 사랑이다. 그것도 그냥 그럭저럭한 사랑이 아닌, 'True Love'다. 그리고 누구보다 도민준에게 그녀가 공감하는 이유는, 그녀 자신도 외계인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같은 별에 살지만, 같은 인간이지만, 그녀는 늘 외계인 취급을 받아야 했다. 대중의 사랑과 질시를 동시에 받으며, 그에 얹힌 미움까지 함께 받으며 그녀는 늘 외딴섬에 살아야 했다. 그런 그녀를 처음으로 외계인으로 대하지 않은 게 바로 도민준이었다. 대한민국이 다 아는 '특별한' 천송이에게 온갖 굴욕을 안겨주고, 네가 누구냐 묻기도 했다. 천송이가 유명 여배우란 사실을 알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뚝 떨어진 외로운 자신을 그렇게 한 사람으로 여겨준 도민준이었기에, 천송이도 그가 외계인이라는 사실보다는 그가 자신의 옆집에 사는 남자고, 자신을 도와주었고, 자신의 마음이 그에게로 향한다는 것들이 중요했다. 다른 의미의 외계인이지만, 그들은 같은 의미로 외로웠다. 그리고 그 외로움만큼이나 사랑은 크게 다가왔다.

사랑도, 실연도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열정적으로 임하는 천송이. 그녀는 400년 그 여인처럼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아주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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