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상의 조각들

기억의 무게

스위벨 2017. 12. 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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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마음이 몹시도 부대꼈다.

목구멍에서 넘어가지 않는 질기고 끈끈한 무언가처럼, 그것은 내 숨을 탁탁 막아댔다.

 

소용돌이가 친다.

현재의 기억은, 과거를 줄줄이,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불러온다.

그리고는 마음을 한껏 휘저어 슬픔이 일렁이게 만들었다가,

머릿속을 돌고돌아 분노가 솟아오르게 했다.

 

누군가는 말하겠지.

"그건 이미 지나간 과거잖아."

 

하지만 나는 울부짖는다.

"여전히 그 상처가 아픈 나에게는, 아직 현재야."

 

과거의 시간부터...

아물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 계속 몇 번이고 상처가 나는 탓에,

내 상처는 점점 깊이 후벼파이고, 짓무르고, 더 넓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지금 살짝 할퀴고 간, 딱 그 만큼의 상처뿐인줄 안다.

 

그래서 내 눈물과 내 분노는... 

그들에게는 우습도록 과하고,

나에게는 서럽도록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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