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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 마지막회] 김원의 이별도, 충분히 용기다

스위벨 2013. 12. 1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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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 마지막회] 김원의 이별도, 충분히 용기다.

 

 

드라마 상속자들이 끝났다. 탄이(이민호)와 은상이(박신혜)는 사랑을 이어가고, 보나(크리스탈)와 찬영이(강민혁)도 아직까지 흐뭇하다. 영도(김우빈)는 그리도 안타깝게 그리던 엄마를 만났다. 효신 선배(강하늘)는 군대를 택했지만, 그건 그에게는 나름의 해피엔딩이었다.

 

그리고 김탄이 사랑을 이룬 것에 이어, 형제가 제국그룹을 지키고 나면 김원(최진혁)의 사랑도 이루어지리라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드라마니까, 드라마 속의 사랑이란 결국 그런 것이니까.  

 

하지만 <상속자들>은 약간의 동화와, 약간의 현실을 함께 취했다. 아직 풋풋한 18살 그들에겐 따스한 동화를, 어른이 된 이들에게는 다소 차가운 현실을 주었다. 상처 입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었으면 한다는 은상이의 나레이션대로, 드라마는 그들의 꿈을 지켜주고 싶어했다. 18살의 그들은 아직 충분히 꿈을 꿀 나이니까. 꿈을 꾸어도 좋을 아름다운 나이니까.

 

하지만 어른들은 달랐다. 김탄의 아버지는 노쇠해서 더 이상 서재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그리고 '호적상 어머니'인 이사장님은 거대한 이혼 소송을 치르게 되었다. 영도의 아빠는 구속수사를 받게 되었고, 라헬이의 엄마는 추운 겨울을 살아야 했다. 그리고, 김탄과 차은상이 사랑을 이룬 것에 반해, 김탄의 형 김원은 사랑하는 현주(임주은)를 떠나 보내야 했다.

 

 

 

김원의 선택은 현실이었다. 제국그룹의 사장이라는 현실,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현실, 어린 탄이 대신 든든한 가장이 되어야 한다는 현실. 그를 위해서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야 하는 현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현주를 탄이 엄마(김성령)처럼 살게 하지 않으려는 선택이었다.

 

서재의 주인이 바뀌었다. 형은 오르고 싶은 곳에 올랐고, 더 단단해졌으며, 밤엔 울었다. 형의 유배지는 형이 평생 살아갈 이 집이 아닐까.

 

 

사랑을 선택하는 것만이 용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을 떠나 보내야 하는 것도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 탄의 말대로, 김원은 앞으로 늘 외로울 것이다. 평생 무언가를 잃은 심정으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자신보다 앞서 그런 선택을 해준 형이 있기에, 앞으로도 김탄은 자신의 사랑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어쩌면 김탄이 은상이를 선택함으로써, 김원은 더욱 더 자신의 사랑을 보내야만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의 동화 속에서는, 먼 훗날이라도 그가 외롭지 않을 어느 한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현실을 살아야 하는 어른들에게도, 가끔은 동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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