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추리 소설] 그림자 소녀 - 단 한 명의 생존자, 그녀의 진짜 이름은? (미셸 뷔시)

스위벨 2015. 8. 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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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리소설] 그림자 소녀 


/ 미셸 뷔시 지음

 


최악의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단 한 명의 생존자, 

잠자리, 릴리, 리즈로즈, 에밀리.

여러 이름으로 불려야 했던 그녀는 누구인가?

 


    줄거리, 내용    

 

터키에서 프랑스로 향하던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그 사고로 비행기에 탄 모두가 사망했다. 딱 1명만 빼고. 기적처럼 살아남은 이는 이제 태어난 지 3개월쯤 된 아기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비행기에서 살아남은 아이는 큰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게 된다. 그 비행기에는 같은 시기에 태어난 아기 2명이 타고 있었는데, 비행기 추락으로 모든 것이 불탔기 때문에 아이가 누구인지 특정 지을 단서가 없기 때문이다. DNA검사도 없던 시절이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 기업 회장의 집안과 해변에서 음식장사를 하는 가난한 두 집안은 서로 자신들의 손녀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아기가 부유한 집안의 손녀 '리즈로즈'인지, 가난한 집안의 '에밀리'인지 지리한 법정싸움이 벌어진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아기는 '에밀리'로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양쪽 집안 모두, 그리고 그 판결을 내린 사람들 조차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부유한 집안의 할머니는 탐정을 고용한다. 에밀리가 성인이 되는 생일날까지의 긴 기간 동안, 무엇이든 찾아내라는 것이 그녀의 요구다. 아기가 '리즈로즈'라는 단서, 혹은 '에밀리'라는 단서, 그 어떤 것이 되었든 사실을 밝혀줄 것을 찾아내라고.

 

그 후 조사를 맡은 탐정 '그랑둑'은 무려 18년 만에 겨우 사건의 열쇠를 발견하지만, 이내 살해당하고 만다. 남은 건 그 동안 조사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노트 한 권이 전부다. 

그리고 자신의 18세 생일날, 탐정 그랑둑의 노트를 손에 넣은 에밀리는 무언가 중대한 결심한 듯, 오빠 '마르크'에게 그랑둑의 노트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리는데…

  

 

◇◆◇


소설 '그림자 소녀'는 프랑스 작가 '미셸 뷔시'의 작품이다. 프랑스에서 발간된 책의 원제는 《그녀 없는 비행기Un avion sans elle》였다고. (개인적으로 제목을 바꾸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다. 원제는 마지막에 감추어진 결말을 너무 대놓고 드러내는 스포일러 같아서.)

 

'그림자 소녀'는 참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2012 메종 드 라 프레스 상, 2012 대중소설 상, 2012 프랑스 최고 추리소설 상, 2013 NVN 독자가 뽑은 최고의 추리소설 상, 2014 뒤퓌 상 등 수많은 추리문학상을 휩쓸었다고 한다.


 

책 '그림자 소녀'는 굉장히 참신한 설정에서부터 시작한다. 비행기 사고로 단 하나의 아이가 살아남고, 그 아이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야기는 비행기 사고 후 18년이 지나 에밀리가 성인이 된 시점에서 그려진다. 현재 에밀리가 놓여있는 알 수 없는 상황과, 탐정 '그랑둑'이 남긴 노트 속 내용이 서로 교차하면서 드러난다.

그랑둑의 노트를 남긴 채 에밀리는 무언가 결심을 한 듯 사라지고, 에밀리의 오빠인 '마르크'가 에밀리를 찾기 위해 그랑둑의 노트를 힌트 삼아 진실을 찾아나가게 된다. 그렇게 인물들의 현재와 노트 속 과거의 시간이 교차되면서, 과거에 미처 보지 못했던 사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18년 동안 이어진 모호한 상황은 양쪽 집안 모두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아기를 얻지 못한 집에는 아기를 빼앗겼다는 분노와 집착을, 아기를 키우게 된 집에서는 혹시 만에 하나라도 친손녀가 아니면 어쩌나 하는 불안을 남겼다. 양쪽 집안 모두가 여전히 사건의 중심에서 18년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에밀리'로 자란 소녀에게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덫이었다. 살아남은 당시 '잠자리'라고 이름 붙여진 소녀는 '리즈로즈'라는 이름도, '에밀리'라는 이름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하여 언론은 그녀에게 리즈로즈라는 이름과 에밀리를 섞어 '릴리'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하지만 그 이름은, 그 어디에도 마음 놓고 확실히 발붙이지 못하는 그녀의 존재를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할 뿐이었다.


또한 오빠와 여동생이 된 마르크와 에밀리. 하지만 커갈수록 에밀리는 마르크의 동생이라기보다 한 명의 여자로서 느껴지고, 그런 감정은 에밀리도 마찬가지이게 된다. 그러나 사실이야 어쨌든 법원의 판결로 형성된 관계는 그들의 사랑이라는 마음에 금기와 죄책감을 씌웠다.

  

 

책 '그림자 소녀'는 이렇듯 참담한 사고에서 그 후 18년의 시간 동안 그 소용돌이에 함께 휩쓸렸던 여러 인물을 등장시킨다. 아기가 누군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단 하나의 문제. 그러나 그 사실은 참으로 여러 사람의 삶을 휩싸고 돌았다. 그리고 소설은 그들을 통해 인간의 부조리와 탐욕, 이기심과 부질없는 집착 등으로 망가지고 얼룩진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와 그랑둑의 노트를 통한 과거를 오가면서 소설은 힌트를 살짝살짝 드러낸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절묘하게 끊어낸다. 그 결과 소설은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비밀을 효과적으로 감추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도저히 독자들이 책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서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의 놀라움까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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