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숲 속으로 (Into the Woods)
: 새롭게 펼쳐지는 동화의 향연!
/ 롭 마샬 감독
/ 메릴 스트립, 조니 뎁, 에밀리 블런트, 제임스 코든, 안나 켄드릭
줄거리
아이가 없는 베이커 부부. 그들의 옆집에 사는 마녀는, 그것이 자신이 건 저주 때문이라 말하며,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3일 뒤 푸른 달이 뜨기 전까지 숲에서 4가지를 찾아오라고 시킨다. 피처럼 붉은 망토, 우유처럼 하얀 소, 옥수수처럼 노란 머리카락, 그리고 순금처럼 빛나는 구두를.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베이커 부부는 그것들을 찾기 위해 숲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무렵, 하얀 소를 팔러 가는 잭, 할머니 댁을 찾아가는 빨간 망토 소녀, 왕자의 파티에 가고 싶은 신데렐라, 탑에 갇힌 라푼젤 등, 여러 인물들이 숲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
동화 속 인물들이 모두 모였다. 신데렐라, 라푼젤, 마녀, 잭, 빨간망토 소녀, 왕자. 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름답기만한 동화가 아님을 알게 된다.
동화에서라면 신데렐라는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야 하고, 잭은 거인을 죽이고 부자가 되어야 하며, 빨간망토는 늑대에서 벗어난 할머니와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동화 속 주인공들은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인물들은 전혀 다른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멋진 외모의 왕자는 단지 외모만 멋진 남자로 그려지고, 신데렐라는 우유부단하고, 잭은 순진함과 멍청함의 경계를 넘나들고, 빨간 망토 소녀는 앙칼지며, 베이커 부인은 갑자기 남편이 아닌 왕자와 키스를 나누고 만다.
그렇기에 그들은 마냥 행복할 수 없다. 가족이 죽고, 이혼을 하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는다. 그들은 사소한 몇 가지 이유로 커다란 문제를 만들었고, 거기에는 저마다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다른 이를 향해 책임의 화살을 돌린다. 그러자 마녀는 탓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자신을 탓하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그 자리에서 소멸되어 버린다.
그렇게 영화는 동화를 비틀어 전혀 그 속에 숨겨진 다른 이야기를 보이며, 인물들 각자가 책임져야 할 그들의 몫을 보여준다.
그런데 영화의 끝, 아이를 안은 베이커 씨는 다시금 아이에게 동화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옛날 옛적에 한 마을에… 로 시작하는 익숙한 그 문장으로 말이다.
인물들은 어둡고 음침하고, 무언가 신비로운 그 숲 속에서 헤매면서 각자 나름의 성장을 이루어 낸다. 그리고 결국 찾은 그 해답은 다시금 부모에게서 자녀에게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며 자라지. 부모들은 이야기를 하네. 이야기는 주문이 되고 때로는 저주가 되지. 함부로 주문을 외우면 안돼, 아이들은 그걸 믿거든."
지옥 같은 현실과 꿈 같은 왕궁 사이 어딘가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영화 속 신데렐라의 말처럼, 영화는 그렇게 현실과 동화 사이를 넘나든다. 그리고 우리가 현실 속에서 찾아야 할 동화의 윤곽을 보여준다.
◇◆◇
대체적으로 평이 좋지 않다. 영화 중간중간 지루한 부분, 관객을 질리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상당히 다른 시각으로 틀어진, 동화의 재해석을 보는 것은 나름대로 꽤나 흥미로운 경험이었고, 동화와 달리 그려진 주인공들의 모습도 웃음과 재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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