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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2

시시하고 소소하게.

왜 이렇게 정신이 없나 모르겠다. 그저 하루하루.. 눈 앞에 놓인 일들을 처리해 나가는 게 숨가쁘다. 그런데.. 분명 하루종일 바빴는데.. 막상 누워 잠에 들기 전이면, 왠지 모를 허탈한 마음도 든다. 하루하루 무던하게, 조금은 바보처럼 착실하게. 눈앞의 삶에 조급하고, 그러면서도 단조로운. 순간, 뭐 이런 시시한 인생이 있나 싶다. 나도 한때, 거창한 꿈을 안 꾼 건 아니었는데. 그저 막연하게지만,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 될 거라 믿던 시절도 있었는데. 하지만 그러다가 곧, "그래 뭐, 어때. 이런 인생도 있지."하는데, 그 맘이 너무 태연해서 되려 놀랍다. 그러자, "그런대로 괜찮나?" 싶으면서, 왠지 안도감이 든다. 시시하지만 소박하게. 아주 가끔 소소하게 웃음이 나는... 뭐, 그리 나쁘지 않을지도.

하루, 또 하루.

요 사이 힘든 일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냥 버티면 언젠가는 괜찮아진다는 그 말 하나로 버티면서, 하루하루 지나가는 날짜를 헤아렸다. 하루 지났다. 닷새 버텼으니 한달도 버틸 수 있어. 그럼 일년도 지나가리라, 했다. 그런 와중에 아주 작은 문제 하나가 더해졌다. 하지만 별 것도 아닌, 되려 내 힘으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펑펑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누가 뺨 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마구 울었다. 울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진작부터 나는 울고 싶었구나.. 괜찮지만은 않았구나. 하지만 눈물을 금방 그치고, 나는 또 하루를 보낸다. 그냥 그렇게 무뎌지기를, 지금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기에... 괜찮은 척, 다시 눈 앞에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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