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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3

벚꽃, 봄날은 간다.

혼자 여행을 할 때, 나는 그 즈음에 마음에 든 노래 한 곡을 듣고 또 들으며 천천히 걷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제주도의 어느 골목길을 생각하면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이 저절로 흘러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들고, 속초의 한적한 겨울 바다를 생각하면 "내일을 묻는다"가 함께 재생된다. 그렇게 한 곳의 장소, 한 때의 시간은, 한 곡의 음악과 함께 각인된다. 이번 봄, 벚꽃과 함께 걸은 음악은 "봄날은 간다". 봄꽃과 함께 듣는 그 음악은, 왠지 환하면서도 약간 슬프고, 그리우면서 가슴 뻐끈하기도 한.. 묘한 기분이 든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봄날, 꽃이 진다.

꽃이 피었다.내가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꽃들은 부지런했다. 그리고, 언제 겨울이었나 싶게, 추위를 까마득하게 만들며, 꽃들은 저마다 아우성치며 피어났다. 나뭇가지마다 하얀색 봄을, 분홍색 고운 봄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제 가지 크기만큼의, 제 나무 크기만큼의 봄을 짊어지고 있다. 꽃이 핀다. 그리고 꽃잎이 떨어진다. 나무 아래, 연못가에, 잔잔한 물 위에, 그리고 길가에. 아직 채 피어나지 않은 늦된 봉오리가 한창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떨어진 꽃잎은 바람에 날리고, 밟히고, 시들고… 그렇게 사라져간다. 꽃이 핀다. 그리고 꽃이 피어나는 곳에서는, 늘 꽃이 진다.

[추리 소설] 벚꽃 다시 벚꽃 - 그래도 벚꽃은 다시 핀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 벚꽃, 다시 벚꽃 / 미야베 미유키 지음 줄거리, 내용 에도 시대. 무사이자 도가네 번의 시종관 직책을 맡고 있던 소자에몬. 그는 정 많고 정직하던 사람이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한 상인에게 막대한 뇌물을 받았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그 증거로 제시된 것은 소자에몬의 글씨와 똑 같은 필체로 쓰인 뇌물 수취증서이다. 소자에몬은 분명 자신이 쓴 적이 없는 문서이지만, 뇌물 수취 증서의 필체가 자신의 글씨와 한치도 다름없이 동일하다는 사실에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그 문서로 인해 소자에몬은 누명을 벗을 수 없게 되고, 그 얼마 후 할복하고 만다. 아버지 소자에몬의 결백을 믿었던 둘째 아들 쇼노스케는 도가네 번의 에도 대행을 맡고 있는 나리의 명을 받아 에도로 올라온다. 그는 에도의 쪽방촌에서 생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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