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상의 조각들

[나 홀로 떠난 제주여행] 4. 대포 주상절리 – 거대한 자연과 시간의 힘

스위벨 2014. 7. 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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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 

4. 대포 주상절리 – 거대한 자연과 시간의 힘

 



주상절리는 화산 폭발 시에 분출된 용암이 바닷가로 흘러, 물과 만나 급격하게 수축하면서 만들어진 육각형 또는 사각형 형태의 기둥을 부르는 명칭이라 한다. 


제주도에서는 주상절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이 대포주상절리로, 기둥 하나의 높이가 30~40m에 이른단다.



대포주상절리가 있는 곳은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계단 식의 전망대와, 공원으로 이루어진다. 주상절리를 이미 올레 7코스에서 한 차례 보았던지라 큰 기대는 없었는데, 계단으로 다가가자마자 감탄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주상절리를 마주하고 보니, 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거대한 힘이 느껴졌다. 그런데 막상 그 규모를 직접 대하니, 수치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웅장함이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전망대에 서서 한참을 그저 아래만 내려다보고 서 있는 동안, 파도는 여전히 밀려오고, 물보라는 바위에 닿아 수도 없이 부셔졌다.

  

 

그렇게 그 자리에 서서 계속 들여다 보니, 절경 외에 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파도가 밀려오는 곳, 낮은 곳에 있던 돌들이 매끄럽게 닳아 있었다. 부질없이 부서지는 건 항상 물보라 쪽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은 참 명확하고도 부정할 수 없는 자기의 흔적을 남긴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계속해 파도를 맞은 돌들은 누군가 매만져 놓기라도 한 것처럼 반질반질했다.

  

시간이 가면 대체로 많은 것들이 해결된 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 같지만, 그 시간이 지나가 주길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다. 기억도 언젠가는 희미해실 거란 사실을 믿지만, 막상 닥쳐 온 순간의 일에 일희일비하며 허덕이고 있는 것이 나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뻔히 알고 있었던 사실인데도, 그 흔적을 눈으로 보고 있자니 서서히 '그래, 그래.' 하면서 고개가 끄덕여 졌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심장 언저리를 톡톡 다독였다.

부서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파도는, 그렇게 거대한 시간의 흔적을 세기고 있었다. 굳건하고 단단한 돌 위에, 그리고 약하디 약한 내 마음에도.

 

대포주상절리

-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동 2767

- 이용시간 : 08:00~18:00

- 요금 : 일반 2,000원/청소년.군인 1,000원/어린이 1,000원

주상절리란, 주로 현무암질 용암류에 나타나는 기둥모양의 수직절리다. 다각형 모양이며, 섭씨 1100도 가량의 두꺼운 용암 흘러와 급격히 식으면서 형성된다. 이곳의 주상절리는 높이가 30~40m, 폭이 약 1㎞ 정도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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