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사이의 망상/추리, 스릴러 소설

[소설] 절대 잊지 마 - 억울한 희생양인가, 잔혹한 살인마인가?

스위벨 2018. 1.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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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리소설] 절대 잊지 마

/ 미셸 뷔시 지음

 

프랑스 작가 미셸 뷔시의 소설 '절대 잊지 마'이다. 예전에 미셸 뷔시의 소설 '검은 수련'을 읽고 난 후로, 나는 우리나라에 출간되는 그의 소설은 전부 읽고 있다.

내가 미셸 뷔시의 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검은 수련'은 시작부터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이 결말에 이르러 정교하게 맞아들어 가는 듯한 쾌감을 주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작가가 그 책에서 보여주었던 탁월한 면모가 이 책 '절대 잊지마' 에서도 드러난다.

 

 

절대 잊지 마 줄거리, 내용

 

아랍인이면서 한쪽 다리에는 의족을 착용하고 있는 장애인 청년 자말, 그는 이런 외향 때문에 세상의 편견어린 시선을 견디며 살아온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험난하기로 유명한 몽블랑 산의 울트라트레일을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날마다 달리기 연습을 한다.

 

겨울, 그는 노르망디의 작은 해안 마을에서 훈련을 겸한 휴가를 보내게 된다. 언제나처럼 아침에 일어나 달리기를 하던 그는, 철책에 걸린 스카프 하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여인이 해안 절벽에 서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절벽에서 투신하려는 듯 보이는 여자에게 자말은 자신이 주은 스카프를 건네며 스카프를 잡고 자신 쪽으로 오라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스카프를 손에 잡은 채로 투신한다. 그런데 절벽 아래 떨어진 그녀의 목에는 어느새 그가 건넨 스카프가 둘러져 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말은 자신이 사건의 목격자일뿐이라고 하지만, 경찰은 스카프에 남겨진 자말의 지문과, 여자의 목에 둘러진- 살해의 흉기로 보이는 스카프 등, 여러 증거를 들어 자말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게다가, 이 지역에서는 이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살해된 2명의 여자가 있었는데, 경찰은 자말을 그 범인으로까지 추정하며, 연쇄살인범으로 몰아간다.

모두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자말은 경찰을 피해 도주하면서, 자신이 직접 이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는 수 밖에 없는데...

 

 

"나는 오랫동안 운이 없었다.

동전은 언제나 같은 쪽으로 떨어졌다. 내게 유리한 쪽은 결코 아니었다.

...

원하는 쪽으로 동전이 떨어지게 하려면 다시 동전을 던져야 한다.

그것도 자주, 아주 많이. 쉼 없이 던지고 또 던져야 한다. 

이것은 확률의 문제다. 결국에는 운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 책 '절대 잊지 마' 中

 

[스포일러 주의! 결말에 대한 내용 일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 '절대 잊지마' 에서는 각각 다른 이들의 시선이 번갈아 교차되면서 사건을 진행해 나간다. 그래서 누구의 말이 맞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심지어 주인공 '자말'의 주장조차 오롯이 믿을 수는 없다. 그의 이야기와 더불어, 전혀 연관성이 없는 듯이 보이는 다른 사건의 면면이 드러나는데, 그럴 수록 이야기는 점점 더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예전에 다른 추리소설 리뷰를 쓰면서 밝힌 적이 있지만, 나는 추리소설에서 "모든 건 우리가 꾸민 연극이었어!"하는 결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동안 소설을 이끌어오면서 벌어진 이해하지 못할 상황, 미스테리한 범죄 트릭 등을 단순히, 모두 "연극이었지!"하면서 해결해 버리는 건, 좀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런 결말이라도 싫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연극을 만든 사람조차 예상치 못했던 전혀 뜻밖의 결과를 불러올 때라든지, 그 후에 다른 숨은 이야기가 이어질 때 등등이 있는데, 이 책 '절대 잊지 마'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소설 '절대 잊지 마'은 이제 다 마무리 되었나, 싶은 순간에 다른 얼굴을 또 하나 보여준다. '흠... 이런 결말인 건가... '하고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을 때, 아주 야멸차게 상황을 뒤집는다. 그러면서 강렬한 결말을 보여준다.

냉정하고, 단호하다. 이번에 던진 동전 역시, 주인공 자말에게 유리한 쪽은 아니었다. 하지만 단순히 운은 아니었다. 그의 '선택' 또한 있었으니.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동전을 던질 수 없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동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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