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초원의 왕 도제 - 초원을 물들인 금빛 우정

[애니메이션] 초원의 왕 도제 (The Tibetan dog)

– 초원을 물들인 금빛 우정

 

/ 코지마 마사유키 감독

 

 

이 애니메이션은 중국의 베스트셀러 소설 '사자개'(작가 장쯔쥔)를 원작으로 하여 제작되었다. 소설은 작가가 10여년 간 직접 티베트 고원에서 생활하면서 얻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애니메이션 <초원의 왕 도제>의 연출은, <피아노의 숲>으로 잘 알려진 '코지마 마사유키'가 맡았으며, <20세기 소년>, <몬스터>의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가 원안가로 참여했다.

 

 

 

 

    줄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10살 소년 텐진은 아버지가 있는 티베트 초원으로 오게 된다. 그러나 도시에 살던 텐진에게 초원의 모든 것은 낯설다. 게다가 아버지는 무뚝뚝하기만 하고, 텐진에게 맡겨진 양치는 일은 버겁다. 그뿐만이 아니다. 초원의 아이들은 도시에서 온 텐진을 이방인 취급하며 괴롭히기까지 한다.

 

 

어느 날 도망가던 양을 쫓던 텐진은 산에서 내려온 곰과 마주치고, 그 위험한 순간, 빛나는 금빛 털을 가진 사자개가 나타나 텐진을 구해주고는 사라진다. 그 후 초원의 사자개들과 대결을 하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진 그 금빛 사자개를 이번에는 텐진이 구하게 되고, 의사인 텐진의 아버지의 치료로 개는 다시 건강해진다. 그리고 그 고마움을 갚으려는 듯, 개는 텐진의 곁에 머물며 양치는 일을 돕고, 텐진의 친구가 되어준다. 텐진은 그에게 금빛 바위란 뜻을 가진 '도제'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한편, 마을에서는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어떤 알 수 없는 존재가 가축들은 물론 사람들까지 잔인하게 해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사람이 죽은 그 장소에서 서성이던 것이 목격된 도제는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고, 사람들은 급기야 도제를 죽이려 한다.

 

 

 

외로운 소년과 홀로 남은 개

 

소년의 마음 속에는 응어리가 있다. 아버지는 의사이면서, 왜 어머니가 아플 때 그 곁을 지켜주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초원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수도 없이 돌보아 주면서, 왜 어머니 곁에는 있어주지 않았을까?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런 설명도, 변명도 하지 않고, 아들 텐진에게 무뚝뚝하게만 군다. 오히려 그 마음을 가지고 아들이 더욱 단단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어린 텐진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이르다. 그래서 외롭다. 그 소년이 도제를 만났다. 홀로 초원을 누비던 금빛 사자개. 서로의 목숨을 구해준 것을 계기로, 둘은 서로에게 더 없는 친구가 된다. 그리고 도제와 친구가 되면서, 텐진은 서서히 초원의 삶에 녹아 든다.

 

 

 

도제, 그가 보여준 용기와 책임

 

사자개 도제는 텐진을 만나기 전 홀로 초원을 떠돌았다. 그건 도제의 원래 주인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에 살해당했으며, 도제는 홀로 그 괴물을 찾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제는 자신을 구해준 새로운 친구 텐진의 곁을 지키면서도, 가끔씩 혼자 사라져 여전히 그 괴물의 자취를 쫓는다.

 

 

그리하여 길고 긴 싸움 끝에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정신을 놓아버리려던 찰나, 도제는 텐진에게 닥친 위험을 보고는 남아 있는 모든 힘을 짜낸다. 도제는 전 주인과의 신의도, 새로 사귄 친구와의 진한 우정도 모두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 용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도제의 그 마음을 오롯이 받은 텐진 또한, 단단한 용기를 가지고, 그 드넓은 초원에서 굳건하게 서는 법을 배운다.

 

 

 

 

티베트의 자연, 애니메이션 속으로!

 

상당히 익숙한 이야기다. 그 동안 동물과 아이의 우정을 보여주었던 많은 영화와 닮아있다고도 느낀다. 하지만 또 전혀 새롭기도 하다. 티베트 초원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던 장소를 배경으로 택했기 때문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과 대지, 그리고 우뚝 솟은 산과 깎아 내린 절벽, 티베트 유목민들의 생활과 풍습, 용맹하기로 소문난 티베트 사자개의 모습 등은, 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된다. 그 넓은 자연을 그린 맑은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나마 마음이 쭉 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