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일이 있었다. 누구에게는 사소할 수도 있는, 그러나 나에게는 더없이 마음 아픈.. 그런 일. 괜찮지 싶다가도 순간순간 툭툭, 마음이 내려 앉았다. 그리고는 곧 발작하듯 눈물이 쏟아졌다. 도저히 가만히 견딜 자신이 없어, 몇 가지만 간단하게 싸들고 길을 나섰다. 그리고 몇 해 전부터 한번 가봐야지 했지만 막상 가보지는 못했던... 그 곳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어느덧 나는 낯선 도시에 와 있다. 시외버스에서 내려서는 줄곧 걷고 또 걸었다. 이틀 동안, 무언가 목적의식도 없이 유명하다는 몇 곳을 찾아 다니는데, 차를 탈 생각도 없이 지도만 보고는 걸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도 지나치고, 평소에 좋아하던 유적들이나 전시도 눈으로 슬쩍 훝고 만다.오늘은 왠지 다 흥미가 없다. 피로하다. 그렇게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