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최고의 이혼
사소한 일상, 그 안에 담긴 복잡한 맥락
/ 배두나, 차태현, 이엘, 손석구 등 출연
처음 시작은 그 잘난 나가사키 카스테라 때문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석무(차태현)는 단지 카스테라 때문에 화가 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 안에 담긴 복잡한 맥락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했다.
[KBS 드라마, 최고의 이혼 포스터]
그런데, 그렇게 늘 참고 산다고 생각한 석무(차태현)에게 휘루(배두나)가 먼저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그리고 휘루는 이렇게 말한다.
“굳이 따지자면, 별로 화가 난 건 아니야. 그 안에 담긴 복잡한 맥락을 생각해보면 더 그렇고.”
그랬다. 그녀가 왜 그러는지 석무는 몰랐고, 그리고 휘루의 말에 따르면 아마 평생 모르겠지만 말이다.
[드라마 최고의 이혼 - 휘루(배두나)]
그 후 이혼하기로 한 휘루와 석무, 석무의 대학시절 여자친구였던 유영과 그의 남편 장현은 우연히 한 자리에 모여 앉게 되었다. 그곳에서 유영은 자신이 석무와 왜 헤어졌는지. 그녀가 왜 ‘석무가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랐는지’를 털어놓았다.
[최고의 이혼 中 - 휘루, 석무, 유영, 장현]
유영의 아버지는 오래 전 바다에서 상어 때문에 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 유영은 아버지를 잃고 무척 힘들어했고, 그러던 중 노래 한 곡에 큰 위로를 받았다. 그래서 유영은 음악을 동경하며, 대학생활을 하며 나름대로 노래도 만들었다. 하지만 석무는 그 노래를 유영이 만들었다는 것을 모른 채 ‘싸구려 변기 커버’ 같다며 비웃었다. 이어 석무는 누군가가 상어 사고로 죽었다는 뉴스에 ‘사람은 맛이 없다’는 둥의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물론 석무는 그 모든 것을 몰랐다. 유영이 품은 꿈도, 유영의 아버지 일도.
[드라마 '최고의 이혼' 中]
그렇다. 모든 것은 '그 안에 담긴 복잡한 맥락’ 때문이었다.
석무가 상어 이야기를 똑같이 휘루에게 했다면, 그건 그냥 얼빠진 잡담쯤으로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유영에게는 온 삶을 헤집어 놓을 만큼의 상처가 되어 버렸다.
[KBS, 최고의 이혼]
치졸하고 쪼잔해서 차마 입에 올리기도 뭐한 단순한 일상의 사건들, 하지만 그 순간순간엔 그 안에 담긴 복잡한 맥락이 있다. 그것도 석무가 아니라면, 휘루가 아니라면, 유영 자신이 아니라면, 타인이 알기 힘든 그 복잡한 맥락.
그것 때문에 석무와 유영은 헤어졌고, 석무와 휘루는 이혼했다. 나의 맥락을 이해하지 않는 상대를 원망만 했지, 나의 맥락을 제대로 꺼내 보여주지 않았다. 나의 맥락을 들여다 봐 주길 바라듯, 타인의 맥락을 들여다 보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몰랐다. 그래서 특별히 누군가 하나 나쁜 사람도, 악의를 가진 사람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렇게 상처받았다.
[최고의 이혼 - 배두나, 차태현]
아무래도 이 드라마를 꽤 열심히 보게 될 것 같다. 꽤 궁금해졌다. 모두가 가진, 그러나 입 밖으로 굳이 꺼내 말하기는 뭐하고, 그러나 누군가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그 처치곤란한, 나 또한 가지고 있는 그 '복잡한 맥락’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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