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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 당신의 어제와 오늘, 행복한가요?

스위벨 2015. 6. 1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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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랑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원제 : Attila Marcel)


: 당신의 어제, 그리고 오늘. 행복한가요?

 


/ 실뱅 쇼메 감독

/ 귀욤 고익스 (폴), 앤 르니 (마담 프루스트) 출연

 

 

    줄거리, 내용    

 

33살의 남자, 폴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죽은 충격으로 말을 잃어버렸다. 그는 두 명의 이모와 함께 살면서 이모들이 운영하는 댄스 교습소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모들은 그를 유명 피아니스트로 키우려고 했지만, 번번히 그는 대회에서 수상에 실패했다.

  

 

어느 날, 맹인 피아노 조율사의 뒤를 따라 우연히 같은 건물에 사는 마담 프루스트의 집에 들어간 폴. 같은 아파트의 실내건만, 프루스트 부인의 집에는 마치 정원처럼 온갖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프루스트 부인은 폴에게 이름모를 약초 차 한잔과 마들렌을 건네고, 그것을 먹은 폴은 과거 속으로 들어가며 부모님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

 

마음의 공간

 

폴과 이모들이 사는 집과, 마담 프루스트가 사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같다. 같은 건물 안에 있는 같은 구조의 집이다. 그러나 전혀 같은 공간이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다르다. 폴의 건조하고 살풍경한 방, 그리고 푸름과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마담 프루스트의 집.

  

 

그리고 그 공간의 대비만큼이나, 두 사람도 참 다르다. 폴은 전혀 반응이 없다. 슈게트를 먹는 것 외에는 아무런 욕구도 없는 듯이 보인다. 흥겨운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하면서도 그는 나무토막 같다. 그저 이모들의 요구에 응하는 로보트처럼 무표정으로 손가락만 움직인다.

  

 

하지만 마담 프루스트는 다르다. 소박한 솜씨로 우쿨렐레 연주를 하면서도 얼굴에는 생기가 넘치고 어깨가 들썩인다. 물론 그녀의 삶에도 남들만큼의 고통이 있고, 아픔이 있다. 다만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일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하며 살아간다.

  

 

기억을 건져 올리는 법

 

프루스트 부인은 폴이 가진 막연한 트라우마와 피하지 않고 마주하게 하게 만든다. 그 결과 폴이 마주한 기억은, 그가 이제껏 만들고 믿어왔던 내용과는 다르다. 그리고 그동안 막연히 두려워했던 것만큼 끔찍하지 않다.

  

 

폴은 이제 기억의 저장고에서 어두운 기억 대신 행복하고 밝은 기억을 건져 올리는 법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사는 법도.

나쁜 기억에 얽매여 살지, 과거의 아픔을 현재의 행복으로 지워나갈지는 자신의 몫이다.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아 나갈지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나쁜 추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 해. 네게 바라는 건 그게 다야. 수도꼭지를 트는 건 네 몫이란다."

" Vis ta vie (네 인생을 살아!)"

  

 

◇◆◇

 

굉장히 특이하고 특별한 영화다. 그 외에 어떤 말로 그 느낌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화 속에서 명색이 주인공인 폴이 하는 말이라고는, 제일 마지막 장면에서 '아빠'라는 한 마디가 전부다. 하지만 영화 내내 그 말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 빈 공간을 채우는 건 배우의 연기와, 영화 내내 함께하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영화가 끝난 이 밤, 따끈한 차 한잔을 마시면서 웃음 지을 수 있는 추억 하나를 꺼내 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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